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 재추진...의료계 "불필요"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 재추진...의료계 "불필요"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0.10.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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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불필요하고 불가한 법...선의의 피해 발생" 반대
김용익 이사장 "의료법·건보법 개정...급여 환수" 피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사진=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사진=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과 면허 대여약국을 단속하는 특별사법경찰권 확보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해당 법안이 불필요하고, 과다하다는 이유로 지속해서 반대하고 있어, 입법 관련 양측의 갈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용익 이사장은 "사무장병원, 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개설기관의 신속한 수사 착수 및 종결을 기존 11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할 수 있도록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권한 부여를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의 특사경 도입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발의해 논의했지만, 회기 종료 인해 자동폐기된 바 있다.

그런데도 김 이사장은 21대 국회에서도 특사경 도입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특사경 관련 의료법 및 건보법 개정을 통해 '1 의료인-1 의료기관' 규정 위반 시 요양급여비용 환수 근거를 명확하게 규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의료인 개설 사무장병원에 대해 요양급여비용 환수 불가 판결을 내렸지만, 같은 해 8월 헌법재판소는 1의료인-1의료기관 규정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려 사무장병원에 대한 요양급여비용 환수 가능성을 높였다.

건보공단은 부당청구 및 부당수급 방지를 위해 검경 및 금융감독원과 보험사기 적발 자료 및 조사기법을 공유하고, 사회적 이슈 모니터링을 강화해 신규 부당청구 유형도 발굴할 예정이다.

부당청구 및 부당수급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입원환자 본인 확인을 통해 건강보험증 대여 및 도용에 의한 부정 수급을 사전에 차단하고, 머신러닝 등 AI 신기술과 건보공단 빅데이터 융합분석으로 사무장병원 및 부당청구 예측·감지모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또, 국립대병원 등 원가 패널기관을 확대하고, 원가시스템(DCS)을 통한 자료 수집 및 원가계산 매뉴얼 발간으로 합리적인 원가정보를 구축해 적정한 수가 보상을 위한 원가분석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원가 패널기관은 2017년 47개 기관에서 2020년 8월까지 139개 기관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건보공단은 이외에도 안정적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의료계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요양기관에 대해 청구금액의 90%를 10일 이내 조기 지급하며, 심사결과를 반영해 사후정산을 지난 2월부터 실시하고 있고, 수입이 감소한 요양기관에 전년도 월 평균 청구금액의 90~100%를 가지급 후 사후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및 부과기반 확대를 위해 정부지원금의 한시적 지원 기한 폐지 등 불명확한 관련 법령의 개정을 지원하고, 조세제도와 연계해 연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과 금융소득에 보험료 부과 및 고소득 일용근로자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보건복지부도 아닌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줄 경우 대등해야 할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를 왜곡,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법률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내부 고발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의사단체에 조사 권한을 부여하며, 의료기관 개설 때 지역의사회를 통해 개설 신고를 하도록 하는 조치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의협은 "사무장병원 적발이 산불에 대응하는 공무원이나 국가기밀을 다루는 국가정보원 직원처럼 긴급하고 불가피한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지금도 현지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건보공단 직원에게 갑질을 당하거나 강압적인 조사로 목숨을 끊는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 경찰권까지 부여하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며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우려했다.

특히 "의료계 내부에서도 사무장병원을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자칫 내부 의사가 개인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환수조치를 당해 내부고발을 꺼린다"면서 "내부고발을 하면 책임을 면제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라고 제안했다.

의료계는 "지역의료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의료계가 스스로 사무장병원 의심 의료기관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의료기관 개설 때 의사단체를 통해 개설 신고를 의무화하는 게 사무장병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단속할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대하 의협 홍보이사는 "건보공단은 건보법에 따라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자격관리, 보험료 부과징수, 보험급여 관리를 수행하는 기관이며 의료기관과는 민사적으로 대등한 당사자인데 단속을 하고 받는 권력적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최근 '의사 공공재' 논란 등 국가적인 목적을 위해서라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기본권은 침해되어도 된다는 식의 전체주의적 사고가 정부와 국회에 팽배한 상황에서 공단 특사경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강력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비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사례는 산불에 대응하는 국립공원공단 임직원이나 경찰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선장이나 해원 등 긴급하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부여하는 것인데 건보공단 특사경이 과연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간 사무장병원 및 먼허대여 약국 의심으로 공단이 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한 751개소 가운데 약 10%가 재판에서 무혐의 또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에게는 연 2.1%의 이자를 더한 것 외에 어떤 보상도 없었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억울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사무장병원 근절은 건보공단뿐만 아니라 의료계 역시 강력하게 원하는 것으로 사무장 병원의 특성상 리니언시 제도를 통한 고발 활성화,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의사회 등을 경유하도록 함으로써 사무장 병원 개설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근본적인 해결이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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