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등재 재평가' 암초된 집행정지…환수 가능할까?
'기등재 재평가' 암초된 집행정지…환수 가능할까?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10.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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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국정감사서 "환수 방안 마련 방침" 밝혀
법률전문가 "건보법에 환수의무 법령 마련한다면…"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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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가 제약사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제약사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이 기간 동안 수익을 이어갈 수 있어 정책 적용이 늦춰지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재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제약사가 무차별 소송전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정부는 이 기간 제약사가 해당 의약품으로 거둔 수익을 부당하다고 규정하고 환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의협신문>은 법률전문가를 통해 집행정지 기간 올린 제약사의 수익에 대한 환수 가능성을 알아봤다.

법률전문가들은 현행 제도 아래 콜린 알포세레이트건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등 민사소송은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강보험법에 집행정지에 따른 환수 의무가 규정된다면 향후 유사 사례에서 환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송 제도로 기존 급여기준을 연장하는 것을 부당이익이라고 본다"며 "(이 기간 수익을)환수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 콜린 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한 급여축소를 확정했다.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처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주로 쓰이는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개선 측면에서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제약사가 두 그룹으로 나눠 급여축소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제약사들은 본안 소송 제기와 함께 급여축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지난달 서울행정법원 제6행정부와 제12행정부가 이를 인용하면서 선고 후 30일까지 기존 급여기준을 적용할 것을 결정했다.

국감에서 박능후 장관은 "사법부가 보건복지부의 콜린 알포세레이트 급여축소 결정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렸다"며 "이 결정이 상당히 아쉽다"며 이 기간 발생한 제약사 수익을 소송 종료 후 환수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고민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 기간 제약사의 수익을 환수할 수 있을까. 법률전문가들은 정부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통한 환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의 김정현 변호사는 "현행법상에서 부당이득의 요건에는 법률상의 원인이 없어야 한다"며 "사법부의 집행정지 처분은 이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부당이득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본안 소송이 기각되더라도 집행정지가 이득의 원인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겠지만,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 자체가 소급 대상이라고 볼 수 없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엄태섭 변호사 또한 이에 대해 "정부가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기존 급여기준 변경 처분의 효력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는 굉장히 힘든 소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두 변호사 모두 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한하면 추후 유사 집행정지 기간 수익에 대해서는 환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엄태섭 변호사는 2017년 대법원 판결(사건번호 2013두25498)을 인용했다. 해당 판결은 보조금교부 처분에 관한 내용으로 관련 법령상 환수의무가 규정돼 있는 경우 집행정지 가처분 기간 보조금에 대해 반환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건강보험법에 환수의무를 규정한다면 향후 부당이득금 반환 등 민사소송 없이도 급여기준 변경 집행정지 기간 벌어들인 제약사의 이익을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환수의무 법령이 추후 생긴다고 하더라도 콜린 알포세레이트 건에 소급 적용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변호사 또한 "현재 건강보험법에는 환수의무에 대한 내용이 없다. 환수의무에 대한 내용이 명시된다면 집행정지 기간 제약사의 수익에 대한 환수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의 실무자로 볼 수 있는 양윤석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환수 방안에 대해 "아직 고려하고 있는 법령개정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여러가지 법리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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