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신간]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9.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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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헤롤드 지음/강병철 옮김/꿈꿀자유 펴냄/1만 7500원

타고난 것보다 더 튼튼한 심장, 완전 체내이식형 인공 폐, 인공 신장, 인공 간….

하루게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과학과 의학은 삶과 죽음이라는 이분된 사유의 한계에 질문을 던진다. 인공장기의 발전은 자연스런 죽음, 평화로운 죽음, 존엄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한다.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이 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 과학저널리스트 이브 헤롤드가 쓴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이 우리글로 옮겨졌다.

인공장기는 첨단기술이 집약된 분야다. 게다가 인공장기가 첨단기술의 유일한 결과물은 아니다.

나노기술·로봇기술·인공지능·네트워크·무선통신기술 등의 발전과 융합으로 상상치 못했던 차원으로 끌고 간다.

수많은 나노 로봇이 혈관 속을 돌아다니며 노쇠한 세포와 조직을 재생해 암과 치매를 해결하고, 인간의 뇌가 인터넷과 연결돼 엄청난 지식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멀리 떨어진 사람과 생각만으로 대화를 나누며, 로봇이 가사노동을 전담하고 아이와 노인을 돌보는 미래는 이제 허황된 꿈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철학적·윤리적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려는 노력은 초보적인 단계이며, 그런 게 필요하다는 인식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대로라면 무한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결정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폭넓은 조사를 통해 현재 융합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 지 살피고, 이에 따른 문제점들을 철학적·종교적·윤리적 차원에서 조망한다.

이를테면 이런 문제다.

오랜 수명을 누린 후 우리는 스스로의 뜻에 따라 인공장기의 작동을 멈출 수 있을까. 인공장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누가 관리해야 할까. 수명이 극적으로 늘어나고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인간은 더 행복해질까. 뇌를 복제할 수 있을까. 모든 기억을 데이터로 바꿀 수 있을까. 데이터를 몇 번이고 다운로드 받아 영생을 누릴 수도 있을까.

트랜스휴머니즘 시대에 스스로의 운명을 손에 쥔 인류는 인간으로 남을까. 온갖 다른 생명체의 유전자를 이식받아 혼종 생물체가 될까. 뇌와 기억만 로못의 몸체에 이식해 불멸의 존재가 될까. 그 때는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나누고, 아이들을 키우며,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어디서 행복을 찾을까.

이 책은 이런 복잡다단한 질문에 다가섰던 생각과 사상들을 빠짐없이 요약하고 비판하면서 끈질기게 파고든다.

상상도 못했던 변화가 눈 앞에 펼쳐질 때는 이미 늦다.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예상하려면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일상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이 그 때다.

모두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과 기술이 합쳐질 때 ▲원래 심장보다 더 좋아요 ▲콩팥·폐·간 질환을 정복하라 ▲당뇨병이라고요? 여기 앱이 있습니다 ▲미군을 주목하라 ▲보다 나은 뇌를 만들기 위해 ▲늙지 않는 사회 ▲사회적 로봇의 시대 ▲트랜스휴머니즘을 넘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할 미래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이 책을 옮긴 강병철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며 번역과 출판일을 하고 있다. 도서출판 꿈꿀자유·서울의학서적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성소수자> <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공저), 번역서 <암 치료의 혁신, 면역항암제가 온다> <설탕을 고발한다> <뉴로트라이브> <내 몸속의 우주> <인수공통 모든 전념병의 열쇠> <현대의학의 거의 모든 역사>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재즈를 듣다> 등을 펴냈다(☎ 070-8226-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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