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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국시 거부' 중단 시, 구제 가능성은?
의대생 '국시 거부' 중단 시, 구제 가능성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9.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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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국시원장 "3172명 추가 예상, 시험 계획 세워놨다"
의대협, 9일 총회 열고 '국시 거부' 등 투쟁 관련 집중 논의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 의사 파업의 여파로 올해 의사국시 실기는 총 3,172명 중 446명(14%)만이 응시했고, 이날 실기 시험을 치룬 응시자는 총 6명에 불과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시 실기시험 첫날인 8일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앞. 의사 파업의 여파로 올해 의사국시 실기는 총 3,172명 중 446명(14%)만이 응시했고, 이날 실기 시험을 치룬 응시자는 총 6명에 불과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사 국가시험 '무더기 결시' 사태가 현실화됐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초유의 응시율에도 8일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일정대로 진행했다.

의대 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첩약급여화 추진·원격진료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계 투쟁이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 합의 이후 전공의 업무 복귀 선언 등을 거치며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해당 합의문에 반발하며 투쟁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전공의들이 '업무 복귀'를 결정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 의결에 따라 '의사 국가시험 거부 유지의 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각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파업 지속' 성명서도 잇달았다.

성균관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7일 '모든 선생님들께 드리는 글'에서 "무섭고, 두려웠지만 서로 의지하며 결의가 헛되지 않기만을 기도했다"면서 "선생님들께서도 많이 불안하고, 지치셨을 거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후배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울산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8일 '서울아산병원 선생님들께 드리는 글'에서 전임의, 전공의들에 "우리가 연대를 시작하고, 약 1개월의 싸움을 이어온 지금, 정말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는지 여쭙는다"며 "저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학생들의 힘을 모아 우리는 다시 강해질 수 있다. 후배들의 진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단체행동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한양의대 본과 4학년생들도 8일 "국가고시에만 매진하던 저희가 공부를 내려놓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과 독선적인 태도 때문이었다"며 "모두 1년을 버리는 것을 각오하고 이 나라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저항하고자 한다. 전공의, 전임의, 교수님들 모두 연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생들 역시 8일 '존경하는 교수님께' 제목의 결의문에서 "과거 많은 경험을 하신 교수님들께서 저희가 다칠까 우려해주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희를 믿고 응원해 달라. 제자로서 저희의 선택을 믿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순천향의대 본과 4학년생들은 9일 결의문에서 "국가고시 거부를 시작한 이유는 개인의 돈벌이나 자리싸움 때문이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를 위협하는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 추진을 막기 위함이었다"며 "국가고시 거부에 동참 중인 전국 본과 4학년 학생들과 휴학 중인 후배님들께 감사한다. 저희를 이해하신다면, 아직도 저희의 손을 놓지 않으셨다면, 그곳으로 나와 달라"고 촉구했다.

각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파업 지속' 성명서가 잇따르고 있다. (왼쪽 위부터 성균관의대 본과 4학년, 울산의대 본과 4학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한양의대 본과 4학년, 순천향의대 본과 4학년 의사 국가고시 거부 동참 의대생들 입장문) ⓒ의협신문
각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의 '파업 지속' 성명서가 잇따르고 있다. (왼쪽 위부터 성균관의대 본과 4학년, 울산의대 본과 4학년,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한양의대 본과 4학년, 순천향의대 본과 4학년 의사 국가고시 거부 동참 의대생들 입장문) ⓒ의협신문

하지만 서울의대 학생회에서 재학생 8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70.5%가 단체행동을 멈추자는 의견을 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대생 단체행동 지속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본과 4학년 학생들은 81%가 국시 거부를 취소하자는 의견을 냈다. 해당 투표는 재학생의 84%(745명)이 참여했다.

국시 거부와 함께 진행 중인 '동맹휴학'에 대한 불안감을 표하는 의대생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맹 휴학'에 동참한 A의대생은 "의대협을 믿고 따르고 있지만, 걱정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별로 단체행동 로드맵이 달라지거나 또는 학교별로 상이한 휴학계 수리 데드라인으로 인해 각 학교별로 수리·미 수리가 제각각 결정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기존 강경 입장을 고수하던 정부가 '논의 가능'을 언급하는 등 재접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하면서 '의대생 구제' 가능성에 다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정 변동 계획, 전혀 없다" 등의 발언을 통해 강경 입장을 고수해 온 보건복지부는 9일 "의대협에서 국시 응시 거부 철회 등 단체행동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가져오면,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역시 "계획이 없다"던 입장에서, 추가 접수 인원을 고려한 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상태라고 전하며 '추가 접수'에 대한 적극적 태도를 취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인터뷰에서 "시험 가능하다. 3172명이 시험 볼 것으로 예상해 시험 계획서 승인도 받았다"며 "전원이 재신청할 경우, 11월 20일까지 시험 볼 수 있도록 계획을 변경해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직종은 12월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너무 늦게 시험 보기로 결정하면 안 된다. 그게 걱정"이라면서 "당장 내일 된다고 하고(의대생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하고), 모레 복지부가 승인하면, 잘하면 11월 20일 이내 끝낼 수 있다. 계획이 있으니 구제해달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협은 9일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거부 관련, 집중 논의를 위해 긴급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떠한 결론을 내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금일(9일) 총회에서는 (국가고시 거부와 관련한) 어떠한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해당 회의가 동향 파악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회의에는 당사자인 본과 4학년 학생 대표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의사국가실기시험 응시자는 14% 수준에 그쳤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일 자정을 기해 재응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응시대상 3172명 가운데 446명만이 시험 응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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