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냄새
추억의 냄새
  • 김경수 원장(부산시 금정구·김경수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9.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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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냄새

슬픔에도 방향이 있다.
다친 새가 물을 마시는 소리가 그 기준이다.
작은 새에게도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흔적을 지운다.
빈 집에는 소리와 빛이 부딪혀 푸른빛을 낸다.
기억은 따뜻한 봄을 떠올리고
승차권 카드를 대자 버스는 봄을 찾아 떠난다.
나는 하나의 이파리가 되어 허공을 떠다닌다.
저녁노을은 추억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오래된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먼 곳으로부터 북소리가 들린다. 
하늘을 날아다니던 붉은 마차가 산을 넘어가자 
죽음의 빛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본다. 
결국 나는 허공을 떠도는 시간의 흔적이고
물방울인 내가 언젠가는 강으로 들어갈 것이다. 
침묵의 아름다움이 슬픔의 방향이었고
시간은 그 슬픔을 데리고 떠나는 새로운 소식이었고 
결코 백발이 되지 않는다.
이별과 이별은 만나서 새로운 시간을 만든다.
물을 마시던 다친 새가 하늘에서 떨어질 때
밤의 따뜻함이 그 종착역이었다.

 

김경수
김경수

 

 

 

 

 

 

 

 

 

▶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현대시> 등단(1993)/시집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산 속 찻집 카페에 안개가 산다>/<시와사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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