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파업' 전공의 대표, '90년생' 박지현 대전협 회장
'무기한 파업' 전공의 대표, '90년생' 박지현 대전협 회장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23 19:03
  • 댓글 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상대 투쟁 아닌 옳은 가치 위한 우리세대 의무"
"잘못된 의료정책 막기 위한 젊은 의사 '절규'"

21일. 전국 전공의들이 3번째 파업을 선언했다. '무기한, 전면적 파업'이다.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정책에 반발해 연차별로 순차적 업무 중단을 시작했다. 23일 전국 전공의 전면 파업이 완성된다.

[의협신문]은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첫날이었던 21일, 전공의 대표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만났다.

박지현 회장은 이번 전공의 투쟁 열기에 대해, <90년생이 온다> 책에 소개된 세대 특성도 한몫했다고 짚었다. 시킨다고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거침없이 표출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 인터뷰 진행 동안 막힘 없이 답변을 이어간 그녀 역시 90년생이다.

정부가 협상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전공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의료계 공직자 세대가 젊은 의사, 젊은 전문가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청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몰라서 잘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야말로 정말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당차게 받아쳤다.

정부에 한 마디를 부탁하자 "사람은 원래 완벽하지 않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아프면 겁먹지 말고, 의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만 좀 삐지고, 할 수 있으면 '대면진료'를 하자"고 일침을 가했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일문일답]
요즘 언론에 비춰지고 있는 젊은 의사들, 특히 전공의들의 투쟁이 뜨겁다. 오늘(21일)을 기점으로 전공의들의 순차적, 무기한 파업도 시작됐다. 실제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있나?

→굉장히 뜨겁다. 그리고 적극적이다. 우리 세대 자체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에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 당연한 세대다. 누가 시킨다고, 등 떠민다고 해서 이렇게 적극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 모두가 스스로 판단하고, 단결한다. 능동적으로 생각을 가다듬어서 나오기 때문에 더욱 열기가 뜨거운 것 같다. <90년생이 온다> 책에 소개된 세대 특성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나 역시 90년생이다.

전공의들은 특히 어떤 부분에서 분노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이번에 의료계가 지적하고 있는 정책들은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가볍지 않다. 하나의 문제였으면 모르는데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의료일원화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확대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진행됐다. 그저 앞으로만 달리는 기관차에 돌을 던지는 것처럼 소통이 안 되는 진행 과정에 더욱 화가 났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의료진에게, 앞에서는 '덕분에'라고 하면서 지금은 코로나19 시국을 이용해, 전공의들의 투쟁에 대해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호도한다. 전문가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소중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무가치하게 얘기했다고도 느꼈다. 이에, 전공의들이 이 직업을 잠시 멈추고라도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19일 진행된 정부와의 협상에서 크게 분노한 감정을 쏟아낸 트윗과 페이스북이 큰 화제가 됐다. 저도 참 인상 깊게 봤다.
→사실 개인 SNS 활동을 자제하려고 하는 편이다. 회장 한 명이 개인적인 일을 하더라도, 협회 대표하는 입장에서 상징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 왔다. 하지만 이번 19일 회의에서 전공의 대표자들을 통해 공지한 내용이 SNS 상에서 지라시처럼 도는 걸 봤다. 중요한 자리에 있던 일들이 이런 식으로 도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글을 다시 쓰게 됐다. 회원들에게 믿을 수 있는 통로도 의견을 제대로 전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협상에서 어떤 점이 가장 부당하다고 느꼈나?
→협상단 구성 자체에 대해서는 성의가 있다고 느꼈다. 의사 출신 공무원분들을 일부러 섭외한 것에서 그렇다. 그런데, "참을 인자 세 개를 가지고 나왔다" 등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더라.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런다는 식이었다. 협상 자리에 협의회 대표로 나갔는데 존중받지 못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상당히 불쾌함을 느꼈다. 공무원은 발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더욱 큰 유감을 느낀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는 전반적인 전반적인 의료계 공직자 세대의 문제로도 보인다. 그 세대가 젊은 의사, 젊은 전문가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청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함에 있어, 우리의 전문 분야인데 "코로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는 등의 논리적인 비약도 했다. 상황을 몰라서 잘 대처하지 못하는 정부야말로 정말 잘 모르는 것 같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그 어느 때보다도 전공의들의 조직화, 단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더십의 비결이 있다면?
→제 리더십이라기보다, 같이 전공의 이끄는 대표들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처음 집행부를 구성할 때 가능한 한 다양한 과, 다양한 직역, 다양한 병원의 사람들을 모으려고 노력했다. 비상대책위원회에도 대부분의 전공의 대표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어떤 과가, 혹은 어떤 직역에서 보느냐에 따라 시각이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이에, 안에서 의견을 상당수 다듬을 수 있다. 공지사항, 지침 하나하나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수용하고, 따라올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결인 것 같다.

이번에 보인 단결력은 지난 23년 동안 대전협이 보여준 신뢰에 대한 성적표다. 이를 통해 "대전협이 한다면 믿을 수 있다", "대전협은 사사로운 이익을 따라가는 게 아니다"라는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서 겪은 위기 상황 속에 다 같이 하나가 됐다. 인턴 미수료 사건, 故 신형록 전공의 사망사건 등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단결될 수 있었다.

회장이 아닌 박지현 전공의로서,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이 두렵진 않나? 주변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 같다.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옳은 가치에 대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건 어느 세대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얘기다. 노예 해방, 여성참정권 등은 그 시대 당시에는 주류가 아니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그런 움직임이, 옳은 가치가 맞다고 평가받는다. 우리가 해야 하고, 우리 세대의 일이고, 그렇게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투쟁을 이끌어가면서 이견조율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투쟁을 진행하면서 언론 등에 노출될 수 있음에도 공식 홈페이지와 댓글을 모두 열어놨다. 우리가 함께 이곳에 집중하고 있고,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곳에 우리가 함께 있다. 보이지 않지만 함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줬다. 전체 대표자 방, 각 과별 대표자 방 등에서도 매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진다. 판단과 권한이 다를 뿐 전공의들 모두 생각하고,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제한 등으로 저울질하고 싶지 않다.

의료정책 중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반발이 거센 것 같다.
→사실 의료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있다. 의대 정원 확대나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 강력하게 말하는 이유는 가장 시급하게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절차상 가장 강력하다.

의협에서 규정한 4대악 의료정책 중, 사실 환자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한약을 보험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원격의료 역시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을 이끌어 가고 있다. 다 문제가 되는 데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문제, 절차상 가장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응을 지금과 같이하고 있다. 턱밑까지 차오르는 문제들이 많다. 하나씩 우선순위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후 투쟁 방향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처음부터 파업을 위한 파업이 아니었다. 수없이 말했다. 정부가 우리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외침이다. 이에, 진정성 있는 대화를 여러 번 제안했다. 자존심 싸움을 떠나,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 때, 전공의들은 언제든지 단체 행동을 즉각 접을 것이다. 이미 공표도 했다. 투쟁을 진행하면서 전공의들에게 "수련환경을 개선해주면 되겠니", "예산 이렇게 해주면 되겠니" 등 우는 아이 달래듯 선심 쓰듯 진행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옳지 않은 게 멈출 때, 우리도 멈출 것이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전체 전공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전공의협의회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다. 누구보다 훌륭하고, 멋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 가치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가치를 모르고, 과소 평가받는데 익숙해서 늘 지는 싸움을 한 것 같다. 우리의 가치를 높이고,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젊은 의사 투쟁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는 의사 선배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참 어린 후배들이 다소 당돌하다고 보실 수 있다. 또 앞서 경험하셨던 일이라 부질없다고 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하고, 하나가 된 의료계가 됐으면 좋겠다. 그 시절 선배들의 고민이 바로 우리 후배들의 고민이다. 먼저 나서지 못해도 손 내밀면 잡아주셨으면 좋겠다.

정부에도 한 마디?
→우리는 전공의다. 배워나가는 입장이고,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더 나은 치료 방향을 결정해 간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아프기도 한 거다. 단지 그걸 인정하고 같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 결정은 자존심 싸움이 아니다. 아프면 겁먹지 말고, 의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만 좀 삐지고, 할 수 있으면 '대면 진료'를 하자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민들께도 한마디?
→저희도 의사이기 이전에 국민이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국민 건강을 볼모로 잡고, 싸움을 하자는 게 아니다. 의사들은 역사적으로 늘 힘들 때 최전선에서 국민을 지켜왔다. 이전 코로나19 사태 때도 그렇지만, 단체행동 중에도 마찬가지다. 감염병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아니라 이웃집 사람,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젊은이로 생각해 달라. 그리고, 이들이 왜 거리에 나왔는지 한 번만 생각해달라. 직역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투쟁이다. 잘못된 의료정책을 막기 위한 목소리를 내는 거다. 지지를 부탁드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9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그대로 2020-09-06 21:35:15
절대 박지현한테 진료 안본다. 모든 국민에 목숨을 담보로 자기들 이익을 챙겼네. 얼마전 치료도 못받고 돌아가신분들께 어떤 마음인지 궁금하네요 죄책감은 1도 없겠죠

2020-09-04 22:55:33
관상은 알고있다

ㅎㅎ 2020-09-04 19:00:43
얼굴 기억해 두겠습니다. 계명대 출신이 삼성병원(?)에서 근무하실 정도면 정말 공부 열심히 하셨겠네요? 혹시 계대 수석? 근데 말투는 서울분이신거 같은데... ;;

체어맨 2020-09-04 18:24:08
박회장아
나 너한테는 진료 안받을꺼야.....
무섭게 생겼어..........
너 공부 열심히 해야겠어.

깜보 2020-09-03 08:44:14
핍박하더니, 시범사업으로 해보려는 것조차도 방해를 하니?
이 나라에 양방 의사만 존재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가?

글을 읽다보니 공부원의 자세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공무원이 을이고, 전공의는 갑인가?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