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석학단체 의학한림원 "정부 독단" 쓴소리
의료계 석학단체 의학한림원 "정부 독단" 쓴소리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0.08.1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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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유서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 졸속 결정...의료계 강력 반발할 수밖에
일방적 강요 아닌 진정한 대화 필요...20년 동안 안 세운 '보건의료발전계획' 수립해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협신문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의협신문

의과학 석학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진정성 있는 의·정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학한림원은 13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이름으로 요청해 달라"고 부탁했다.

의학한림원은 "의사인력의 수급 불균형·의료전달체계 붕괴 등 의료문제를 만들어 온 것은 20년 동안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의료정책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라면서 "의료현장을 담당하는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하며 방향성 있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면 이러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의정 대화 제안에 대해서도 "답을 정해놓고 대화하자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이는 마치 노사간 임금협상에 있어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결정을 해 놓고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설득, 나아가 강요의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의학한림원은 "의사수가 적정한지에 대하여 온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일관된 방향이 없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이름으로 요청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하 의학한림원 대국민 호소문 전문.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 관련 의사총파업에 대한 의학한림원 대국민 호소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수해까지 겹쳐 일상생활에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십니까? 이처럼 어수선한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정책을 발표하였으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의사총파업을 통하여 강하게 의견표시를 하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비의사로서 교육을 받는 의대생들과 전문의를 위한 교육을 받는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시작으로 전체 의료계가 이처럼 강력하게 정부의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상황임을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이차 대유행에 대비하며 의료에 집중해야 할 시점인 지난 7월 23일 정부는 보건의료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인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발표하였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이처럼 의료계가 분노하는지에 대하여 안타까운 마음에 의료계 석학단체인 의학한림원 입장에서 설명드리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1. 의료계는 국민건강을 위하여 정부가 고민하는 의사인력의 수급 불균형,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등으로 인한 우리나라 의료문제에 대하여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만들어 온 것은 정부입니다. 만일 정부가 법에 명시되어 있는 '보건의료발전계획'을 가지고 의료현장을 담당하는 의료계의 의견을 경청하며 방향성 있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면 이러한 문제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20년간 '보건의료발전계획' 없이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현재와 같이 의사수가 적정한지에 대하여 온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관된 방향이 없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 오늘의 상황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문제를 정확히 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미래의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이름으로 요청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 현재 의료계의 요구사항은 보건의료정책의 수립과정에 대한 이의제기이며, 이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모두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의료계의 전문적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여 실패한 정책의 결과인 서남의대 폐교, 의학전문대학원제도 실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환자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한 피해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함께 감내하여 왔으며 막대한 국가예산의 낭비를 초래하였습니다. 

이에 의료계는 다시는 이러한 정책실패가 반복되어서는 안되기에 정책수립 이전에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료계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므로 정부와의 진정한 대화를 요청하는 것이며 정부도 대화의 장을 항상 열어 놓고 있다고 합니다.

3. 그러나 정부가 의료정책에 대하여 답을 정해놓고 대화하자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노사간 임금협상에 있어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결정을 해 놓고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설득, 나아가 강요의 과정이라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의료계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므로 국민여러분께서 정부가 의료계와 진정한 대화의 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4.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가적 의대 신설은 모두가 의사를 양성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의사의 양성은 대학 입학에서 전문의취득까지 최소한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양성비용은 일인당 평균 약 8.7억에 이릅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스러운 때에 이처럼 정치적인 이유에서 졸속으로 결정할 사항이 결코 아닌 것입니다. 최소한의 논의시간이 필요하며 의료현장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의료계는 정부와의 진솔한 대화의 결과가 의사수의 증가라면 그에 따를 것입니다. 따라서 국민여러분께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하여 정책 결정 전에 최소한의 진정한 논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문제점이 너무 많아서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와 같은 의료정책의 수립과정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하기에 의료계가 이처럼 강한 의사표시를 하는 것임을 깊이 이해하여 주시고 정부가 의료계와 함께 진정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가장 걱정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돌보는 일은 의료계가 한다는 것을 꼭 잊지 마시고 국민 여러분과 항상 함께하는 의료계의 외침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코로나19와 긴 장마의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8월 13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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