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폭등 미국, 약가 제한…한국은?
인슐린 폭등 미국, 약가 제한…한국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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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노보·릴리 등 글로벌사 참여 협상으로 메디케어 약가 제한
1달러 특허 인슐린 제제 가격 지속 상승…국내 인슐린 상황 '안정적'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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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표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의 가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달러 특허권으로 유명한 인슐린의 가격 논란이라는 관심과 함께 국내 인슐린 상황에 시선이 모인다.

인슐린은 1921년 프레더릭 밴팅(19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발견으로 등장했다. 그는 발견 직후 인슐린에 대한 특허권을 단돈 1달러에 토론토대학교에 넘긴다. 당뇨 환자 모두가 인슐린에 접근할 수 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인슐린 표시가격은 한달 기준 500달러까지 치솟아 있다. 높은 가격 탓에 당뇨병 환자가 투여를 포기해 위험이 크다는 보도도 이어진다.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4가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처방약 시장을 완전히 재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외국으로부터 값싼 의약품을 합법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부터 제약사가 리베이트 근절 등을 담고 있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인슐린 가격 인하다.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는 인슐린 비용을 낮추는 계획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에 가입된 환자들에게 한달에 청구할 수 있는 인슐린 부담금을 최대 35달러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인슐린 가격 제한을 위해 사노피·노보 노디스크·일라이 릴리 등 인슐린 제조사, 주요 보험사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JAMA intern med "비싼 인슐린, 생명 위협의 진원지"

예일 메디신의 라우라 낼리(Laura Nally) 박사는 JAMA internal medicine 6월호에 사설을 기고해 미국 인슐린의 높은 약가를 '생명 위협의 진원지'라고 표현해 비판했다.

사설은 여러 연구를 인용하며 현재 미국에서 인슐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민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

사설 말미에 라우라 낼리 박사는 일부 보험제도에 인슐린 약가 캡을 씌우는 것으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인슐린 가격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은 좋지만, 이 경우 각 보험 가입자, 혹은 보험이 없는 이들에 대한 폭넓은 보호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인슐린 가격의 제한은 당뇨병 관련 용품 또는 기타 건강 관련 서비스 이용 비용에 대한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연방법률로서 광범위한 당뇨 환자의 보호가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원에 계류하고 있는 인슐린비상접근법(In Emergency Access to Insulin Act)이 통과된다면 주정부 차원의 보조 프로그램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

또 연방 정부가 인슐린 제조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법률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책임 기관에 의뢰해 연방 정부가 인슐린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경제성과 현실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당뇨병은 민간보험을 갖고 있는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며 "당뇨병을 앓는 모든 이가 인슐린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100년 전 인슐린 발견자들의 의도다.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국 인슐린 가격 혼란, 국내 상황은?

국내 인슐린 상황은 어떨까. 국내 인슐린 가격은 미국의 표시가격과 비교해 현저히 낮게 책정돼 있다. 오히려 인슐린 치료 비중이 해외에 비해 낮은 문제가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

국내 인슐린 치료에 대한 약품비는 1년에 40∼50만원 선으로 알려져있다. 급여가 적용되는 인슐린 제제를 선택할 경우 환자 본인부담금은 10만원 선이다. 미국 시장과는 차이가 크다.

미국은 제약사의 표기가격 책정을 제한하지 않는다. 표시가격을 설정한 뒤 각 민간보험사, 혹은 메디케어와 비공개 약가를 설정해 판매한다. 문제는 보험이나 메디케어가 없는 환자들은 표시가격에 구매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전국민건강보험 운용으로 건보공단이 인슐린 등에 대한 약가의 상한선을 협상을 통해 제한하고 있다. 미국 약가와 차이를 보이는 배경이다.

사노피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인슐린 가격이 매우 높은 나라로 국내 보험약가 대비 표시가격이 8∼10배 수준"이라며 "한국의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비율을 고려했을 때 본인부담금은 더욱 줄어들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경제적인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인슐린 치료 비율이 낮은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국내도 해외와 마찬가지로 사노피-아벤티스와 노보 노디스크가 인슐린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릴리가 뒤를 따르고 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단일 제품 원외처방액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노보의 트레시바.

트레시바은 올해 상반기 12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10억원에서 15.5% 성장했다.

인슐린 제제를 오랜기간 대표했던 사노피의 란투스는 올해 상반기 93억원으로 지난해 111억 4000만원에서 16.5% 줄었다. 사노피의 또다른 인슐린 제제 투제오는 89억 9000만원에서 93억 5000만원까지 성장했다.

다만 전체 인슐린 시장 규모의 성장은 경구용 당뇨병치료제 시장 성장에 비해 뚜렷하지 않다.

국내 인슐린 치료는 외국에 비해 비중이 낮은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30∼40%가 인슐린 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인슐린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인슐린을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우수하나 주사제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전체 당뇨병 치료에서 인슐린 치료 비율이 낮다"며 "결국 인슐린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너무 늦게 시작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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