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의대 증원·공공의대 설립'에 "의료 본질 망각" 비판
개원가 '의대 증원·공공의대 설립'에 "의료 본질 망각" 비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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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이자 전문가인 의사와 충분한 토론·의견수렴 거쳐야!"
대개협·전의총·정형외과의사회 등 24일 반대 성명 잇따라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여당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당정은 23일 국회에서 '의대 정원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협의했다.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증원하고, 2032년 의대 정원은 현 상태로 되돌리는 방안을 확정·추진키로 한 것.

당정 협의가 발표된 다음 날인 24일 개원가 단체 3곳에서 잇따라 비판 성명이 나오는 등 의료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4일 성명에서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담론을 내세워 이미 여러 차례 폐기론이 제시된 원격의료와 공공의대 설립을 급격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의료를 정치와 경제의 논리로 왜곡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가 야당 시절 '원격의료는 비대면 진료로서의 그 한계가 명확해 진료의 질을 담보할 수 없고 결과에 따른 법적 책임 소지가 불명확하다'는 의료계와 같은 입장이었음도 분명히 했다.

대개협은 "문 대통령님께서 후보 시절 '원격의료는 의료인 사이의 진료 효율화 수단으로 한정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다"면서 "원격의료는 코로나 같은 전염병의 해결 방법도 아니고, 의료계를 패싱하고 산업 육성·고용 창출의 방안으로 기재부에서 내놓는다는 것은 의료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부가 얘기하는 'K-방역'의 실체는 탄탄한 민간 의료의 뒷받침이 그 핵심이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대개협은 "대구, 경북으로 달려간 의사 및 의료진의 뒷심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공공의대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100% 공공의료인 국가들이 지금 코로나 사태에 어떤 상황인지를 들여다본다면 공공의대 설비 운운이 얼마나 허무한 착각이요 상상인지 쉽게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코로나 사태에 위험지역에 달려간 의료진들이 향후 비슷한 사태에도 달려갈 수 있게 하려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의료계와 논의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역시 24일 성명을 내고 "다른 모든 의사단체와 함께 이번 정부의 조치에 적극 반대 의사를 밝힌다"고 전했다.

먼저 정부의 의대 정원 확충 논리인 OECD 국가 의사 평균수와 관련, 우리나라 의료인적자원은 불균형의 문제가 핵심이지 의사 평균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진짜 핵심은 지역별·과별 불합리한 수가 구조 같은 요인들과 얽힌 의료 인적 자원의 불균형의 문제다. 의사 수 부족이 결코 아니다"라며 "2018년 보사연에서 발표한 OECD 대비 한국의 의사 인력은 의사 밀도나 의사 수 연평균증가율이 오히려 전체 1등이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특수한 상황만 아니라면 평소 대한민국 민간 의료의 높은 경쟁력을 볼 때 의사 수는 부족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땜질식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중차대한 정책을 의료공급 당사자이자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결정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모든 직역이 자기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의사들은 의료당사자로서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고 또 전문가로서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의 모순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이런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하고 토론하고 협력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단체는 역대 정권과도 여러 정책에서 서로 대립을 했지만 이번처럼 일방적으로 무시당한 적은 없었다. 코드가 다르다고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폄훼하고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 이번 정부가 그렇게 강조하는 소통인가 묻고 싶다"며 "당사자이자 전문가인 의사들과 충분한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국의사총연합 역시 24일 "총파업만이 답"이라며 해당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전의총은 "무분별한 의료인력 확충으로, 지역의료 불균형의 해소할 수 없음은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되어 왔던 명제"라며 "많은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기에 선진국을 비롯해 지난 정권에서 마저 급격한 의사 인력확충을 도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의사 인력 양성의 기간이 6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이라는 당정의 명분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급격한 의료인력 확충은 부실한 의료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고 가야 할 일"이라며 서남의대의 폐교 사태를 언급했다.

코로나 19사태를 의료진 덕분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내고 있다고 하지만 정책은 의료계를 배제하거나 따돌리고 의료계가 반대하는 방향으로만 진행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전의총은 "의료인들의 총파업은 국민들의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쉽게 실행하기는 무척 어렵다.  항상 내가 돌봐오던 환자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파업이라는 극단적 실행이 다른 직종의 파업 투쟁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여당이 의료계에 모멸을 안길 생각만 한다면 우리는 총파업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정부·여당은 우리를 총파업의 길로 몰고 있다. 그 책임과 비난은 그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의사동료들이여. 전공의, 전임의, 봉직의, 개업의, 교수 등 전공과 직분에 구분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총파업으로 정부 여당에 우리의 강력한 뜻을 알리자"고 투쟁 동참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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