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체계 없는 한약재 '급여화' 위험
'안전관리' 체계 없는 한약재 '급여화' 위험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0.07.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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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중금속 문제...수입·동물성 한약재 관리·유통 '사각지대'
의료정책연구소 "첩약 급여화, 협의체 구성해 원점서 논의해야"
의료정책연구소 홈페이지 ⓒ의협신문
의료정책연구소 홈페이지 ⓒ의협신문

한약재의 약물 상호 작용은 물론 조제·유통상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지 않았음에도 정부가 첩약 시범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형선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은 22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 위험성과 한의사의 부당 이득 보장'을 통해 한약재의 안전성 문제와 첩약 급여화의 위험성을 진단했다.

"안면신경마비에 처방되는 견정산에는 전갈, 불환금단에는 전갈 꼬리와 백강잠(죽은 누에), 뇌혈관질환후유증에 처방되는 보양환오탕에는 지룡(지렁이), 월경통에 처방되는 온경탕에는 아교(당나귀 가죽)가 약재로 사용된다"고 지적한 김 연구원은 "식물성 한약재의 농약과 중금석 함유도 문제지만 수입 한약재에 대한 정확한 통계 및 관리도 없고, 동물성 한약재에 대한 관리 기준과 유통·관리는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다"고 비판했다.

첩약 건강보험 급여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한 3개 질환(안면신경마비·뇌혈관질환 후유증·월경통)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안전성 문제점을 짚었다.

김 연구원은 뇌혈관질환 휴유증(일명 중풍)에 대해 "2017년 한국한의약진흥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에서 개발한 중풍 임상진료지침에 의하면 한약 투약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며 "처방 근거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행된 보양환오탕에 관한 연구결과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침은 보양환오탕의 유효성에 관하여만 이야기할 뿐 약물 상호작용에 대하여는 언급조차 없다"고 밝힌 김 연구원은 "보양환오탕과 같은 일부 한약은 INR(혈액응고)을 0.5 이상 증가 또는 감소시킨다"면서 "환자는 의약품 처방 투약을 포기한 채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보증환오탕 복용으로 인한 의료적 치료기회 상실과 생명의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의계는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2015년 한국한의학연구원과 201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개발한 임상진료지침을 제시했다.

안면신경마비 임상진료지침에서는 '한약' 처방은 근거수준이 불충분(insufficient)하고, 근거중심 의학적 자료가 부족하여 근거수준 편익을 판단 내릴 수 없다고 기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현장에 활용도가 높아 임상진료지침 개별그룹의 임상적 경험에 근거하였을 경우(Good Practice Point:GPP) 한약처방을 권고했다. 

김 연구원은 "지침에 의하면 처방 한약으로 이기거풍산, 견정산, 청양탕, 진교승마탕, 불환금단 '등'을 열거함으로써 권고 처방 이외의 한약 투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변증진단에 따라 환자에게 한약재 가감(견정산 가미, 사물탕합견정산 가감, 당귀보혈탕합도홍사물탕 가감) 처방 및 조제를 권고하고 있다. 한약 처방의 근거가 불충분하여 한의사 개인의 임상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한의사는 권고 처방 이외에 임의로 처방 조제할 수 있어 처방전과 한약재 공개 없이는 건보료 산정 기준이 유명무실하게 될 뿐"이라고 문제를 짚었다.

김 연구원은 "투명한 사업 수행을 위해 의료계·(한)약사·환자 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의약품을 포함한 건강보험급여화 범위를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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