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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가 병인가요?
하지정맥류가 병인가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7.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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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혈관외과학회·대한정맥학회, 1024명 대상 '국민 인식 조사'
'병명만 안다'(74%)·'합병증 모른다'(72%)…인지도 개선 시급

하지정맥류가 병인가요?

부종·혈전·색소침착·피부경화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는 하지정맥류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는 7월 22일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지정맥류 질환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5월 14일∼6월 16일)는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지도를 파악하고 올바른 질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했으며, 일반인 900명과 환자 124명 등 1024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조사 결과 74%가 병명은 알고 있지만 증상·원인·치료법 등에 대한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증상을 경험했지만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환자의 24%는 하지정맥류를 병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2019년 기준 전체 하지정맥류 환자의 약 29%을 차지하는 50대에서는 자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다는 비율이 20%에 그쳐, 향후 환자가 더욱 증가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도 높게 나타났다. 또 일반인의 85%가 '다리 혈관의 돌출'을 대표적인 하지정맥류 증상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실제 환자 중 해당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절반 이하였다. 환자들은 '다리가 무겁거나 피로한 느낌'을 가장 많이 경험해, 다리 무거움·발바닥 통증·쥐 남 현상 등 다른 증상에 대한 홍보 필요성도 부각됐다.

장재한 대한정맥학회장
장재한 대한정맥학회장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합병증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응답자의 72%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알지 못했으며, 환자(49%) 보다 일반인 그룹(25%) 인지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정맥류 증상을 겪었거나, 증상이 있다고 생각한 응답자 가운데 '병원에 간다'는 비율은 일반인(5%)·환자(11%) 모두 매우 낮았다.

증상 관리법으로는 주로 스트레칭(일반인 51%·환자 63%), 다리 거상 수면(일반인 51%·환자 64%) 등으로 관리하고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각각 10%·9%로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증상을 경험했지만 병원에 방문하지 않은 응답자 4명 중 1명은 하지정맥류를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정맥류가 합병증을 부를 수 있는 질환이라는 인식 개선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생하면 증상 진행을 막기 어려운 진행성 질환으로 신속한 관리가 요구되지만 증상·합병증 등에 대한 낮은 인지도 탓에 병원 방문 시점 역시 늦춰졌다. 실제 하지정맥류 증상을 느껴 병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인원의 41%는 처음 불편함을 느낀 후 병원을 방문하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 5년 이상의 비율도 14%에 달해 빠른 내원에 관한 홍보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근 하지정맥류 환자의 꾸준한 증가에도 증상에 대한 상세 내용과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의 다리 건강 개선을 위해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정맥학회는 지난 3월부터 '하지정맥류 바로 알기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혁재 부산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정혁재 부산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이날 설문 결과를 발표한 장재한 대한정맥학회장(서울 광진·푸른맥흉부외과의원)은 "국내 하지정맥류 유병 인구가 꾸준히 증가 추세임에도 일반인의 인지 현황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증상을 경험하고도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스스로 병이 아니라 진단하거나,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는 성인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확인돼 놀랐다"며, "설문 대상자의 95%가 하지정맥류에 대한 홍보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에도 두 학회 간의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가장 적합한 홍보 경로와 방식을 통해 꾸준한 질환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정맥류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을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정혁재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외과·대한혈관외과학회)도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혈관 내 판막의 문제로 심장을 향해 올라가야 할 피가 역류되고 다리에 고여 정맥압력이 상승하면서 혈관이 늘어나 다리에 무거움·쥐·부종·피부궤양 등 여러 증상이 발현되는 질환"이라며, "조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다리에 궤양까지 진행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산업재해 질병으로 인정될 만큼 심각성이 큰 질환으로 단순히 미용적인 측면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며 "초음파검사를 통해 짧은 시간에 검진이 가능한데다 다양한 하지정맥류 치료법이 새롭게 등장해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 치료도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두 학회는 하지정맥류의 증상과 통계, 합병증 및 예방법에 대해 쉽게 다룬 영상도 제작했다. 이 영상은 환자를 대상으로 질환에 대한 올바르고 실질적인 정보 제공 및 전 국민 경각심 고취를 위해 향후 국내 하지정맥류 전문 병·의원에 보급해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설문조사의 일반인 조사는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강동경희대병원(50)·고려대안암병원(20)·부산해운대백병원(20)·가천대길병원(14)·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13)·조선대병원(7) 등에서 대면조사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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