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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빈다켈과 빈다맥스는 다른 약…해외와 다른 이유는?
한국서 빈다켈과 빈다맥스는 다른 약…해외와 다른 이유는?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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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다켈, 2018년 급여…빈다맥스, 빈다켈 염·용량·적응증 변경 의약품
별도 의약품으로 3분기 빈다맥스 허가 앞둬…미국·유럽서는 같은 약

빈다맥스(성분명 타파미디스)가 이르면 3분기 국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화이자가 취하고 있는 시장 접근 전략이 미국·유럽과 국내 시장이 달라 시선이 쏠린다.

최근 해외에서 빈다맥스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가격 이슈도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티레틴 아미로이드 심근병증(ATTR-CM) 치료제 빈다맥스는 트랜스티레틴 가족성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ATTR-PN) 적응증으로 국내에 급여되고 있는 빈다켈(성분명 타파미디스 메글루민염)의 염과 용량을 변경해 출시한 의약품이다.

ATTR-PN 적응증에서 빈다켈은 국내에서 지난 2018년 급여권에 진입했다. 보험상한가는 1정 당 14만 1900원으로 1년 약가로 계산하면 5179만 3500원. 당시 화이자는 국내 환자들을 위해 해외 대비 싼 가격에 빈다켈을 도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빈다켈은 미국보다 국내에서 먼저 허가된 이례적 제품이다. 미국에서 빈다켈의 ATTR-PN 적응증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빈다맥스의 ATTR-CM 적응증을 허가하며 빈다켈을 4정 복용하는 것도 함께 허가했다. 다시 말해 '빈다맥스=빈다켈 4정'으로 정의된다.

이미 빈다켈의 ATTR-PN 적응증이 허가돼 있던 유럽에서는 적응증 확대 개념으로 ATTR-CM 적응증을 승인했다. 유럽에서도 빈다맥스와 빈다켈을 같은 약으로 본 것.

그런데 국내에서 화이자가 취하고 있는 방향은 다르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빈다맥스에 대한 허가신청을 빈다켈과 별도의 의약품으로 진행하고 있다. 별도 의약품이라면 빈다맥스가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기존 빈다켈의 약가와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

빈다맥스를 빈다켈의 ATTR-CM 적응증 확대로 진행한다면 대상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현재의 약가에서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빈다켈이 급여청구 총액을 제한하는 경제성평가 면제 트랙으로 국내 급여권에 진입한 만큼 새로운 계약도 필요하다.

빈다켈과 빈다맥스의 연관성을 끊는 것이 화이자의 한국시장 전략일까.

이에 대해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미국은 빈다켈의 허가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빈다맥스 허가에서 함께 승인됐다. 국내와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빈다켈 4정을 복용하는것에 비해 빈다맥스 1정을 복용하는 것이 환자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기 때문에 빈다맥스를 새로운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럽에서는 동일한 성분명이면 염을 변경하더라도 같은 브랜드명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 한국의 경우 염이 다르면 다른 제품으로 해석해 품목을 분리한다.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제품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측은 빈다맥스의 국내 시장 별도 승인신청 배경에 약가에 대한 고려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허가승인 후 이뤄질 급여 약가 협상에서 별개의 의약품이라는 화이자의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미국 표시가격으로 빈다맥스/빈다켈 4정의 1년 약가는 22만 5000달러. 한화로 약(7월 13일 환율기준) 2억 7158만원이다.

이 가격에 대해 지난 2월 미국 심장학회 주요 잡지 중 하나인 'Circulation'에는 빈다맥스의 비용효과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논문링크).

연구진은 빈다맥스가 ATTR-CM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임상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현재 표시가격으로는 기존의 비용효율성 임계값을 크게 초과한다고 강조했다.

가격을 22만 5000달러에서 1만 6563달러(한화 1999만원)으로 92.6% 낮춰야 된다고 하다는 결론이다.

ATTR-PN 적응증으로 급여권에 진입한 빈다켈의 국내 1년 약가를 단순히 4정 복용으로 계산하면 2억 717만원이 나온다. 미국 표시가격의 76.3%. 국내 급여 희귀질환치료제의 보험상한가는 일반적으로 미국 표시가격의 50%가 채 되지 않는다.

화이자 측은 "적응증이 달라 단순히 국내 ATTR-PN 빈다켈 가격을 4배 곱해 계산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상에 나서는 정부가 빈다켈과 빈다맥스를 별도 의약품으로 보고 단순 계산을 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환자 지원 프로그램 추이도 지켜볼 만 하다. 최근 JAMA Cardiology에 레터 형태로 실린 실제 미국 환자의 빈다맥스 처방 경험을 통한 비용연구 결과(논문요약 링크, 전체 논문 문의 cws07@doctorsnews.co.kr)에 따르면 화이자는 미국에서 빈다맥스의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대상 환자의 26%가 화이자가 운영하는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빈다맥스를 본인부담금 없이 지원받은 것.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국내에서도 운영할지에 대해 한국화이자는 "국내에서 환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빈다켈의 급여 이전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 만큼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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