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익명 커뮤니티라고 맘놓고 글 올렸다간...'주의'
의사, 익명 커뮤니티라고 맘놓고 글 올렸다간...'주의'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7.14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익명 게시글 일반 유출사례 빈번…의사 이미지 악영향
비공개 커뮤니티라도 민형사상 법적 처분 가능 조심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우리끼리' 비공개 익명 게시판의 내용이 기사화되거나 온라인에 퍼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의사는 최근 개인 트위터에 유명 의료커뮤니티인 B와 C를 언급하며 '알려지면 크게 혼날 곳' 이라 평했다. 최근 논란이 된 B커뮤니티 관련 기사에 대한 의견을 게시한 것이다.

B와 C 두 곳은 의료계 대표적인 커뮤니티다. 일정한 검증 과정을 거쳐, 의사라는 것을 입증해야 열람 및 활동이 가능하다. 의사의 80% 이상이 가입했다고 알려졌을 만큼 인지도가 높다.

이 곳에서 운영 중인 비공개, 익명 게시판은 특히, 하루에 10여 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활발하다.

하지만, 최근 '익명'이어야할 게시글 내용이 기사화되는가 하면, 일반 카페에도 등장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의료계 익명 게시판과 관련한 논란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작년 7월에도 '공보닷컴'의 '몸 로비 정황' 게시글이 기사화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사자라고 밝힌 A의사는 논란이 된 게시글이 '소설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의료계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해당 커뮤니티 역시 공중보건의사 출신의 남성 의사만 가입할 수 있는, 비공개 인터넷 커뮤니티였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모두 알려졌다.

올해 5월에도 한 언론을 통해 '의사 커뮤니티의 민낯'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면서 의사 내부에서도 우려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최근에는 의료계 커뮤니티 게시글 내용이 20~30대 여성들이 회원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일명 '여초'카페에도 등장했다.

의사 커뮤니티 B에 다소 좋지 않은 게시글이 많다는 취지의 게시글에는 '여자의사도 있을텐데, 공공연히 그런 말을 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의사 남자친구 아이디로 들어온 사람, 의료기기업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본다"며 다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의료계 익명커뮤니티 관련, 트위터 및 네이버 카페 반응 모음. ⓒ의협신문
의료계 익명커뮤니티 관련, 트위터 및 네이버 카페 반응 모음. ⓒ의협신문

문제는 일부의 잘못된 행태가 의사 사회 전체의 문화로 잘못 인식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익명 커뮤니티를 포함한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에서의 '의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도 했다. 직업 전문성과 의료윤리에 입각한 온라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김대하 의협 홍보이사는 올해 1월,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개하면서 "의료계 내부적 시정을 통해, 회원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비난이나 법적 분쟁을 사전에 방지·보호하려고 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특히,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의사뿐 아니라, 환자와의 라포 형성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할 치료에 악영향을 줄 경우, 의사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보건 의료계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

물론 비공개 커뮤니티이니만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비공개 커뮤니티에서의 활동이라 하더라도, '명예훼손' 등 법적 처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2007년 비공개 대화방에서 이뤄진 모욕 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2007도8155)도 있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비록 비공개 대화방에서 이뤄진 비방이었지만, 해당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의 유죄를 인정했다.

김일수 변호사(전 대한의사협회 자문변호사)는 "비공개 대화창에서 이뤄진 비방·욕설이라 하더라도, 정보통신망법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예훼손, 모욕, 민사손해배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짚었다.

비공식 커뮤니티 활동 중 특정인과 싸움이 붙거나 유명인을 비난할 경우에도 "모욕과 비난의 상대방이 유명인이거나, 익명 ID라도 상대방 특정이 가능한 정보가 있다면, 명예훼손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불법 정보의 유통금지 등) 제1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동법 제70조 혹은 제74조에 따라 벌금 또는 징역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불법 정보 유통 사례)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사실이나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는 내용의 정보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로서 상대방의 연령 확인, 표시의무 등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정보
▲법령에 따라 금지되는 사행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이 법 또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령을 위반해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내용의 정보
▲총포·화약류(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진 물건을 포함한다)를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설계도 등의 정보
▲법령에 따라 분류된 비밀 등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내용의 정보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교사)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