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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신간]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
[신간]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6.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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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칭순 지음/원더박스 펴냄/1만 6500원

인터넷에는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건강정보가 떠돈다. 비타민·효소·오메가3·항산화제·유익균… 몸에 좋다는 성분이 줄을 잇는다. 케토제닉 다이어트·거슨요법·간헐적 단식 등 소위 비법도 넘쳐난다. 그 정보들을 따라가다보면 암과 알츠하이머 등 난치 질환을 비롯 각종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심지어 노화도 막아준다는 과잉된 결론과 마주하게 된다. 비 전문가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학적으로 확인된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지식을 폭넓게 검증한 <식사에도 과학이 필요해>가 출간됐다.

이 책을 쓴 린칭순 박사는 타이완국립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학에서 미생물학과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생물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캘리포니아대 의학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40년 넘게 의학계에 몸담으며 200편이 넘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등 60여 개 의학학술지 논문 심사을 맡았으며, 현재는 '과학적인 영양과 건강' 웹사이트를 개설해 잘못된 건강 지식을 바로잡는 데 힘쓰고 있다.

이 책은 먼저 근거가 명확치 않은 건강 상식을 짚어낸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포장한 것이거나 단점은 감추고 장점만 부각한 경우가 부지기수다.

▲코코넛오일이 알츠하이머를 예방해 준다?(저탄고지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유행한 코코넛오일이 이제는 알츠하이머까지 예방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사실이며, 코코넛오일은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칼로리가 0인 설탕 대용 감미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칼로리가 낮은 설탕 대용 감미료는 얼핏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저칼로리 감미료가 인체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또한 설탕 대용 감미료는 2형 당뇨병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비타민D 보충제를 먹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낮아진다?(대장암 환자에게서 비타민D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을 '비타민D 보충제를 먹으면 대장암 발병률이 낮아진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것'과 '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것'은 동시에 발생해 상관관계가 있지만 인과관계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자가 후자를 발생시켰거나 후자가 전자에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비타민D는 영양소가 아닌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이고, 모든 스테로이드에는 양면성이 있다. 비타민D는 장기 석회화·심장병·신장병 등 여러 질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아스피린을 매일 적당량 복용하는 것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천공성 위궤양 위험을 높이는 부작용도 있다).

저자는 책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건강 정보는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거나, 좋은 부분만 과도하게 강조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떠도는 건강 정보를 꼼꼼히 살피는 힘"을 강조한다. 과학적인 근거를 살피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내 몸을 살린다는 건강식품이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근거에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학술지 발표 논문을 토대로 세계보건기구나 각국 보건기구, 의사협회 등 신뢰도 높은 단체에서 발표한 내용을 근간으로 삼는다. 저명 의사의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교차 검증을 통해 공신력을 높인다.

이 책은 과학적으로 확인된 올바른 근거를 바탕으로 건강 지식을 폭넓게 검증한다. 먼저 1장에서는 식재료와 관련해 떠도는 잘못된 소문을 바로잡는다. 2장에서는 과학적인 근거 없이 퍼진 영양제의 효능에 대해 파헤치고, 3장에서는 암과 알츠하이머, 심장병 등 주요 질병과 먹을거리와의 관계를 살핀다. 마지막 4장에서는 잘못된 건강 지식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책을 비판한다.

이 책에는 근거로 제시된 논문만 200여편에 이른다. 이를 통해 세계 유수의 학술지에서 논문을 심사해 온 과학자의 날카로운 감식안으로 무엇이 우리의 건강을 돕고 어떤 것이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지를 낱낱이 알려준다(☎ 02-42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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