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면허정지된 의사 또 리베이트…가중 처벌
리베이트로 면허정지된 의사 또 리베이트…가중 처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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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 받은 후 1년간 제약사 리베이트 수수로 4개월 처분
법원, "위반행위 경중 떠나 5년 이내 같은 위반행위로 가중처분은 정당" 판단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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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수수로 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은 의사가 5년 이내에 또다시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해 면허 자격정지 4개월 처분(가중처벌)을 받은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최근 나왔다.

위반행위의 경중을 떠나, 종전 처분을 받았음에도 개선되지 않은 채 일정 기간 이내에 다시 같은 위반행위를 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행정청의 가중처분 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한 것.

A의원을 운영하는 B의사는 2011년 1월 18일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305만 9200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받았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다.(2016년 5월 9일)

또 2014년 11월경부터 2015년 12월경까지 다른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 채택·처방 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34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종전 처분 후 5년 이내에 같은 위반행위가 적발돼 2차 위반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B의사에게 의사면허 자격정지 4개월 처분을 했다.

구 의료법 제23조의2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의 취득을 금지하고 있으며, 제66조에서는 위반 시 1년의 범위에서 면허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또 제68조에서는 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의 세부적인 기준(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을 정하도록 했다.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르면 부당한 경제적 이익 등을 받은 경우 리베이트 수수액이 '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이면 1차 위반 시 면허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받는다. 그런데 5년 이내에 같은 내용으로 2차 위반 시에는 면허 자격정지 4개월 처분(가중처분)을 받는다.

이런 처분에 불복한 B의사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B의사는 "자격정지 기간이 의료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자격정지 기준을 '2개월' 단위로 정한 것은 지나치게 넓은 범위를 단일한 처분 구간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00만원을 수수한 의사와 499만원을 수수한 의사가 같은 구간에 있다는 이유로 동일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게 되는 등 비합리적인 차별이 발생한다"며 처분 기준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처분 기준이 봉직의사와 개원의사를 구분하지 않고 있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봉직의사는 자격정지 처분으로 자격정지 기간에 상응하는 소득액이 실질적인 손해가 되지만, 개원의사는 자격정지 처분으로 의료기관 운영 자체를 할 수 없게 돼 손해가 더 크다는 것.

이 밖에 "1차 위반 시의 부당이득액은 10장 분량의 해외 논문 번역작업을 수행한 대가로 지급받은 것이므로 최소 50만원을 상회하는 영문번역에 대한 대가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수액은 300만원 미만"이라며 행정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B의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B의사가 두 건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형사재판에서 벌금형(유죄)이 확정된 것을 무겁게 적용했다.

서울행정법원은 "리베이트 수수액을 제재 처분의 구간 설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리베이트의 해악 및 근절 필요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리베이트 수수 행위에 대해 의사면허 자격정지라는 제재 처분은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자 리베이트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실효적인 수단이기도 하다"며 "처분 기준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갖추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행정처분의 구간을 2개월 간격으로 설정한 것이 처분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처분 기준 설정에 관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위반했다고도 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식품위생법·공중위생관리법에서는 제재 처분의 단위 구간을 1개월씩으로 정하고 있어 처분 구간을 2개월씩 나눈 리베이트 행정처분과는 차이가 있지만, 의약품의 특성을 고려하면 리베이트 수수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이 다른 법령의 행정처분 기준과 동일하지 않다고 해서 평등원칙 위반이 있다고 보지도 않았다.

또 봉직의사와 개원의사가 리베이트 수수에 있어 본질적으로 다른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봉직의사와 개원의사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 밖에 B의사의 리베이트 수수는 약 1년에 걸쳐 특정 제약사 판매사원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월 간격으로 수차례에 걸쳐 현금 합계 340만원을 수수한 것이므로 비난 가능성이 크고, 리베이트 수수액 구분 기준(3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이 B의사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거나 가혹하게 적용됐다고 보지도 않았다.

서울행정법원은 "종전 처분을 받았음에도 5년 이내에 같은 위반행위를 한 것이므로 관련 가중 처분 기준에 따라 이뤄진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B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B의사는 1심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가 소송을 취하해 1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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