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진찰만으로 처방전 발급한 의사에 대해 유죄 판단한 사례
전화 진찰만으로 처방전 발급한 의사에 대해 유죄 판단한 사례
  • 황다연 법무법인 혜 파트너변호사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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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연 법무법인 혜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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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환자를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 진료하는 형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원격의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현재 의료법상 허용되는 '원격의료'는 의사가 컴퓨터ㆍ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 경우 원격진료실, 데이터 및 화상(畵像)을 전송ㆍ수신할 수 있는 단말기, 서버, 정보통신망 등의 장비를 갖추어야 하고, 의사는 환자를 직접 대면하여 진료하는 경우와 같은 책임을 진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전화 등으로 비대면 진료를 받고자 하는 경우 현행법상 처방전 발행이 가능한지부터 문제가 된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의료업에 종사하고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 등을 작성하여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이란 '스스로'를 의미하므로 전화 통화 등을 이용하여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도 의사가 스스로 진찰을 하였다면 직접 진찰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도 있으나, 최근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 후 처방전을 발급한 행위에 대해 유죄로 본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어 주의를 요한다.

A의사는 2011년 2월 8일 병원에 내원한 김씨로부터 '친한 동생인데 먼 거리에 있어서 병원에 올 수 없다'며 B씨에 대한 약을 처방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김씨의 휴대폰으로 B씨와 통화하여 이름, 주민등록번호, 기존질환 여부, 건강상태, 증상을 상세히 전해 듣고, 향정의약품을 뺀 약한 성분의 약을 처방한 처방전을 작성, 교부했다. B씨는 처방받은 약을 배송받기 전에 또 통화를 하는 등 A의사와 두 번 이상 통화를 했다. 

원심인 서울서부지방법원은 A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하기 전에 전화 진찰하는 방법으로 직접 B씨를 진찰하였다는 이유로 A의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문진, 시진, 청진, 타진, 촉진 기타 각종의 과학적 방법을 써서 검사하는 진찰이 치료에 선행하는 행위이고, 의료법상 진단서와 처방전 등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취지 등을 고려했다.

그리고 현대 의학 측면에서 보아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다.

만일 전화 통화만으로 진찰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최소한 그 이전에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하여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정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화 통화 이전에 B씨를 대면하여 진찰한 적이 없고, 전화 통화 당시 B씨의 특성 등에 대해 알고 있지도 않았던 A의사는 결과적으로 B씨에 대하여 진찰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진단서나 처방전 등은 의사 등이 환자를 직접 진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인으로서의 판단을 표시하는 것으로서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그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고 민·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증거가 되는 등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의료법 제17조는 진단서나 처방전 등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직접 진찰·검안한 의사 등만이 이를 작성·교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 위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법령의 취지를 다시 강조한 판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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