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술실 CCTV' 민간병원 모집…의료계 "위험한 선택" 경고
경기도 '수술실 CCTV' 민간병원 모집…의료계 "위험한 선택" 경고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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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수술 집중도 저하·환자 인권 침해' 우려에도 사업 확대 본격화
의사 60% "수술실 CCTV, 수술 시 집중력 저하를 가져올 것" 예측
경기도의 한 의료원이 운영하는 수술실 CCTV 촬영시스템. 보안팀이 실시간으로 수술실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의협신문
경기도의 한 의료원이 운영하는 수술실 CCTV 촬영시스템. 보안팀이 실시간으로 수술실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의협신문

환자 기본권에 심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지적에도 불구, 경기도가 수술실 CCTV 사업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24일 민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술실 CCTV 설치·지원사업'참여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기간은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의료계는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술 집중도 저하와 환자의 인권 등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것이 주된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대한의사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60%가 "수술실 CCTV가 수술 시 집중력 저하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작년 5월 전공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공의 81.3%가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외과계 전공의의 경우, 84.4%가 CCTV 설치를 반대했다.

의료계는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수술을 회피하고 소극적인 수술 방법으로 치료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이는 국민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수술실 CCTV에는 환자의 신체가 노출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는 알리고 싶지 않은 병력이 남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

의료계는 전신 마취 중인 환자의 신체 노출이 불가피한 수술실의 특성, CCTV를 관리하는 운영자·기술자·수리기사 등 해당 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많다는 점, 그리고 해킹·복제·불법 유출 위험성도 지속 경고하고 있다.

'수술'을 주로 시행하는 외과계의 반대는 특히 거세다.

외과계 9개 학회(대한외과학회·대한비뇨의학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성형외과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안과학회·대한이비인후과학회·대한정형외과학회·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작년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이 발의된 2019년 5월, 공동성명을 통해 "성급한 감시체계 도입은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를 무너트릴 것이다. 인권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외과계는 당시 "수술실에서 일어나는 환자 안전 이슈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불합리성에 기인한 것이다. 외과계 의사의 부족 해소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안정성 보장, 수술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선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경기도는 경기도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사업 추진의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운영에 경기도민 91%가 찬성을, 수술실 CCTV 민간 병원 확대에는 87%가 확대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수술실 CCTV를 시범적으로 설치·운영할 병원급 민간의료기관 12곳을 6월 말까지 선정한다"며 "1개 병원당 3천만 원의 수술실 CCTV 설치비용을 전액 도비로 지원한다. 지원 비용 이상의 추가 비용은 자부담을 원칙으로 한다"고 전했다.

최영성 경기도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사업은 불법행위가 없는 공정한 의료 환경을 원하는 도민의 바람을 반영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올해 시범사업 후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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