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면 원격의료 추진…안전성·유효성 대원칙"
"국민 외면 원격의료 추진…안전성·유효성 대원칙"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5.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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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개원의협의회 "책임 소재 불분명…졸속 추진보다 검증 거쳐야"
"수가협상 개원가 현실 반영 기대"…"코로나19 통해 의료 공공성 확인"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전화진료나 원격의료에 대해 밀어붙이기식으로 졸속 추진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의학적 타당성을 갖췄는지 검증되지 않았으며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의료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은 대원칙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24일 제25차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동석 회장(서울산부인과의원)은 먼저 원격의료 문제에 대해 짚었다.

김 회장은 "원격의료나 비대면진료는 우리 같이 의료 접근성이 뛰어난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의사가 지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건강권"이라며 "일방적·졸속적 정책 추진보다는 전문가와 깊이 있게 논의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의료는 결국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간호사·간호조무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체하며 인력감소를 유발하는 반 노동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에 한해 허용되던 것을 평상시에도 적용할 수는 없다. 평상시 비대면진료와 원격의료에 대해 방향이 설정된다면 책임소재 문제점부터 해결해야 한다. 의료계와의 논의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24일 열린 제25차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불거진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5월 24일 제25차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좌훈정 기획부회장(서울정통의원)도 "의료계의 지속적인 반대 논리는 안전성과 유효성이다. 과연 정확한 진단 치료 여부에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예외적으로 전화진료가 인정됐지만, 아직 코로나가 끝난 게 아니다. 의학적 타당성을 갖췄는지 점검해야 한다. 충분히 평가한 다음에 원격진료가 예외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시기상조다"라고 말했다.

장현재 총무부회장((파티마영상의학과의원)은 "비상상황에서 전화상담을 하는데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전화상담의 경우에 대한 시작과 끝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병의원 피해 보상대책에 대한 호소도 이어갔다.

김 회장은 "정부는 연일 각종 보상대책을 발효하고 있지만 의사나 의료기관에 대한 확실한 지원책은 찾을 수 없다. 자가격리·휴폐업 등으로 인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 및 병원 유지를 위한 경영 지원책·세제 혜택 등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이달말 예정돼 있는 수가협상에 대해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대한의사협회 협상단에 대표 2인을 파견했다. 내부적으로 매주 수가협상 자문위원회를 열면서 이번 협상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이태째 결렬된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 무조건적인 협상 타결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 0.1%라도 개원가는 아쉬운 실정이다. 개원가의 어려운 여건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개원가에 공문을 보내 문제가 불거진 보험회사(삼성화재해상보험)의 실손보험금 지급 관련 건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공문 내용에는 처방된 비급여 주사제에 대해 실손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일개 보험사에 이럴 권리가 있나. 개원가로서는 협박성 공문으로 느낄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법이나 고시상 문제로 해결해야 된다. 공문을 받는 것 자체가 당혹스럽다. 대개협 차원에서 문제점을 지적해 보험회사 측에 회신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훈정 기획부회장도 "삼성 뿐만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응 방식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 법적 대응 및 금감원 민원도 고려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피해상황을 수집해 추가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난 주 이뤄진 스마트워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검사의 정확성과 임상적 근거가 있는 지 먼저 밝혀야 할 것이라며 대개협 차원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4일 열린 대개협 춘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대개협 임원진들이 의료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대개협을 이끌고 있는 임원진의 현안 진단도 이어졌다.

이호익 감사(명메디칼의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의 공공성을 다시 한 번 강조됐다. 민간의료가 70∼8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정부는 공공적인 성격을 띤 의료를 방치해 왔다"며 "의료의 공공성을 확대돼야 한다. 가장 먼저 진찰료의 현실화다. OECD 최저와 최고의 평균값이나 미국 진찰료의 70% 가운데 높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 정부의 불용예산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현재 총무부회장은 "이번 사태는 공중보건의사의 공공성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의사들이 수행하는 공공성이다. 공공의대 설립이나 의대 정원을 늘리기보다 현재 의대 안에서 공중보건 장학생 선발 등에 투자해서 공공성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한 개원의사들의 역할과 공적마스크 수급·가격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다.

이은아 의무부회장(헤븐리병원)은 "대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원의사의 헌신이 코로나19 대확산을 막은 원동력이었다. 스스로 자원봉사에 나서고 당직을 섰다. 우수한 의료시스템의 토대를 개원가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됐다고 하지만 가격을 보면 코로나19 이전의 거의 세 배 정도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개원가의 입장은 더 어렵다. 가장 기본적인 방역인 마스크 공급부터 가격안정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호흡기 진료과에 대한 정책적 배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국진 부회장(연세이비인후과의원)은 "이비인후과는 호흡기 진료의 최선선에 있다. 자가격리도 제일 많이 당했다. 지금 소아과와 더불어 생존에 기로에 서있다. 환자의 동선이 노출되면서 진료가 위축된다. 이차적인 낙인효과로 이어져 이도저도 못하는 형국이다. 진료 가치를 우리가 스스로 지킬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 동선 공개에 따른 무차별적 자가격리는 도움되지 않는다. 우리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로 취급받는다. 호흡기치료를 하는 전문과에 대해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에 치중된 원격의료 진행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상훈 부회장(오정신건강의학과의원)도 "산업기반이 바뀌고 있다. 중화학에서 아이티로의 전환이다. 원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의료산업적 차원에서 접근이다. 의료의 본질 보다 경제성이나 수출 성과에 치중되고 있다. 의사나 의사단체가 전통적인 산업군으로 비교되는 것은 잘못됐다.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선진적 상생 길을 찾는 다면 각각의 파트너와 의료 전문가가 모여서 단서를 찾아나가야 한다. 일방적으로 몰아넣으면 조직적 반발만 일어난다. 이와 함께 우리도 혁신을 반대하는 고루하고 보수적인 집단으로 매도되지 않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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