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들, 정부 원격의료 추진에 "인술 아닌 상술" 비판
젊은 의사들, 정부 원격의료 추진에 "인술 아닌 상술" 비판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22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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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초대형 병원·일부 기업 의료 독점...재난 징후"
"비대면 진료, 오진 위험 높아…치료 시기 놓치면 책임은?"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우리는 의료의 기본이 환자를 직접 보고, 소리를 듣고, 신체를 진찰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젊은 의사들이 정부의 원격의료 확대 사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원격의료 확대 사업은 우리가 배운 의학의 기초이자 치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특히 "원격의료 확대 사업을 통해 정부가 기대하는 것이 환자들을 위한 '인술'인지 미지의 산업기반을 위한 '상술'인지 묻는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임시적으로 허용한 전화상담·처방이 원격의료 제도화의 시작이 아니냐는 의료계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공의들 역시 '랜선 진료'가 가져올 오진과 피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대전협은 "원격의료를 도입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이들만 살아남을 것이다. 원격의료의 부작용에서 자신을 보호할 여력이 없는 의원들은 문을 닫을 것"이라며 "원격의료는 '선한 의료', '선도형 경제'도 아닌 단순 전화 진료다. 초대형 병원과 일부 기업의 의료 독점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재난의 징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공의가 밤잠을 줄여가며 환자 곁에서 아픈 곳을 한 번 더 보고, 소리를 듣고, 두드리고 만지는 이유는 모든 치료의 시작이자 기본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는 숫자로 환산된 수많은 검사 결과로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다. 의학은 수치를 해석하는 일을 넘어 사람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전화 통화만으로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한 진료가 아니다"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대전협은 "보건당국은 이 와중에도 원격의료의 필요성과 장점만을 이야기한다"며 "환자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응급의학과 A 전공의는 환자 진료에 있어 의사의 시진, 청진, 타진, 촉진, 일명 '시·청·타·촉'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차 강조했다.

A 전공의는 "전공의 수련 중 첫 번째 깨달음은 환자는 결코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환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중에 의학적인 'key point'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다"면서 "시·청·타·촉은 진료의 기본이고 환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하여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오진과 더불어 부정적인 결과에 따른 책임소재도 또 다른 문제가 된다고도 짚었다.

A 전공의는 "원격, 비대면 진료로 제한된 환경에서 제한된 정보로 진료하게 되면, 이에 따른 책임은 대면 진료 시와 같을 수 없다"며 "아무런 준비 없는 정책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모두"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진찰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시행했을 때 환자 안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을 책임질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합병증이나 사고 발생 시, 그 몫은 오롯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선택해 환자를 보겠다고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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