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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시인과 검객
[신간] 시인과 검객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0.05.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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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지음/인북스 펴냄/1만 2000원

속세를 떠난 선승과 외과의사는 어떻게 만났을까. 그들의 사유는 어느 지점에서 소통했을까. 그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을까.

황건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성형외과)가 한국불교의 큰 스승 가운데 한 분으로 지난 2018년 입적한 설악당 무산대종사(속명 조오현)와의 인연과 시, 나눴던 편지를 갈무리해 엮은 <시인과 검객>을 출간했다.

무산 대종사는 생전 시조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형이상학적 탐구의 극단을 펼쳐보이면서 '오현스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글 선시조를 개척해 현대 문학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또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리며 만해축전과 만해대상을 만들었으며,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세워 만해스님의 자유와 생명사상을 새롭게 고취한 사상가였다.

이 책은 산을 떠나지 않았던 선승과 수술실을 떠나지 않았던 외과의사의 이야기다.

사랑과 존경으로 둘 사이를 채워던 흔적으로 남은 편지글, 지상에 소개된 오현스님 관련된 칼럼, 스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시 등으로 채워졌다. 

먼저 1장 '묵언의 만남과 헤어짐'에서는 저자가 신문과 잡지 등에 게재한 칼럼 중에서 오현 스님과 관련 글들을 추려 스님을 추모한다.

2장 '시에 어린 선승의 그림자'에서는 오현스님 시에 영감을 받은 저자의 시들이 모아졌다. 저자는 2005년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는데 그 때 추천해 준 이가 바로 오현스님이다. 당시 오현 스님은 저자에게 "너는 이미 시인"이라며 시작(詩作)에 발을 들여놓게 했다.

3장은 '문자로 남은 염화미소'다. 오현 스님과 나눈 서신과 휴대폰 문자가 가슴 속 아련함을 담아 소담스레 정리했다.

저자는 책 들머리에 "오현 스님은 '스승이자 친구같은 시인'이었고, '날 선 선문답을 서로 주고받는 검객'이었다"며 "스님의 선시는 만해의 시에 접목돼 있다. 스님의 아름다운 시들은 이 책을 통해 더듬어 나가려고 한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펴낸 저자의 첫 시집 <질그릇과 옹기장이>의 영문판 <Clayware and a Potter>(도서출판 재남/1만원)도 출간됐다. 이 시집에는 만해 스님에게 헌정하는 쉰 네 편의 시가 담겨 있다(인북스: ☎ 031-924-7402/재남:☎ 070-8865-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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