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강국 대한민국의 꿈
의료강국 대한민국의 꿈
  • 장성구 대한의학회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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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는데 300년 걸려
위정자, 의료정책에 책임감 있는 자세 필요
장성구 대한의학회장
장성구 대한의학회장

이번 COVID-19 감염증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고통을 통해서 또 다른 교훈을 얻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어려움을 극복한 이후에도 통한의 쓰라림을 잊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이것은 아픔을 통해서 얻어낸 귀중한 경험이고, 곧 우리 모두가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미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 줘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이번 COVID-19 감염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기억해 주기 바라는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를 전해드리고 싶다. 

첫째는 감염병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국민들의 참된 인식과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적 철학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 속에 일부 종교나 사회단체 그리고 소위 Club이라는 곳을 이용했던 분별력 없는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했고, 더 나아가 분노의 심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너와 나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인 운동에는 반드시 동참해야 하고 그 속에 아름다운 꿈이 있다는 것을 향후에도 명심해야 한다. 

둘째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의사 단체들의 국민을 위한 역할을 평가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정부는 물론, 국민들조차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품격 높은 의료수준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감염병은 안타까운 희생이 뒤따르는 아픔이 있지만 반드시 극복 할 수 있다. 이는 과거 인류의 역사를 통해서 입증되어 왔다. 그러나 앞으로도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의 끝없는 도전을 받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의 변화에 따른 여러 형태의 질병으로부터 삶에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나라와 모든 인종의 공통된 고난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인간의 삶이나 인간 사회의 곁에는 항상 첨단 의학과 의료체계가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국민들 각자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대한민국 미래의 국체와 국격은 다양하겠지만 글을 쓰는 사람은 '고품격 의료강국'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그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의 의학계와 의료계의 실체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평가해 볼 때 의료강국의 성취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겠지만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 고품격의 의학과 합리적인 의료체계이다.    

군사강국, 경제대국, 문화민족의 실현은 국민 모두가 원하는 우리 미래의 꿈이지만 '의료강국 대한민국'을 꿈꾸어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의료강국의 꿈을 실현 할 수 있다.

의료강국의 실현은 우리나라의 위대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것은 의생명과학을 바탕으로 한 의학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야 이뤄 낼 수 있는 일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미 많은 학문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뛰어넘는 첨단 과학의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그리고 현 정부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해외환자 유치 정책'은 정부의 자신감에서 출발한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이 정책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남아는 물론이고 극동 러시아, 중국의 환자들을 유치하는 일로서 처음 목표가 연간 150만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못 미쳤지만 성공적인 정책이었음에는 틀림없다. 

처음부터 정부가 갖고 있던 자신감은 '저렴한 의료수가와 고품격 의료의 공급'이라는 일종의 틈새 작전이었다. 의료의 현장에 있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저렴한 의료수가'라는 말에 가슴이 메어지는 서글픔과 씁쓸함의 눈물이 앞서지만, 정책 수립의 동기만을 생각한다면 맞는 말이다.

이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동력은 뭐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의 높은 의료 수준이다. 외국인은 물론이고 우리의 해외동포들이 치료차 귀국하는 일은 이제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일상이다. 불과 20∼30년 전 신병치료를 위해 해외로 출국하던 사회 저명인사들을 생각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 

의료를 뒷받침하는 우리의 의학연구 수준 또한 괄목상대(刮目相對)한 눈부심이다. 의학연구의 동기와 성취에 대하여는 일일이 언급할 수 없는 방대한 업적이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열악하기 이를 데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연구에 몰두해 온 수많은 의학자들에게 지극한 감사를 드린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현재 우리의 의학과 의료의 수준은 국가의 정책적 오류에 따라 불과 수년내에 무너질 수 있다. 영국이나 러시아를 보면 금방 이해를 할 것이다. 의료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는데 300년이 걸린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 근거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잘 모르지만 의학의 학문적 발전과 연계된 의료 수준의 달성이라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 일것으로 유추해 본다.

코로나가 잠잠해 지기 시작하자 일부 정치권에서 '나도 한 마디 해야겠다.'는 심사 인지는 모르지만 참 생뚱맞은 말들이 나 돌고 있다. 아직 정의조차 불분명한 공공의료가 어떻고, 공공의료의 확립과 감염병 전문가의 확보를 위해 의과대학을 신설하고 의사를 증원해야 한다는 등의 말이다.

가슴을 칠 일이다. 필요하면 의사도 증원할 수 있고, 필요하면 아주 훌륭한 시설을 갖춘 의과대학도 설립할 수 있다. 가슴을 치고 싶은 이유는 정치꾼들이 저렇게 쉽고 편하게 내뱉는 말의 저변에는 아직도 우리의 의학과 의료의 수준을 비하(卑下)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 직시하고 논의할 일은 정치적 입지에 따른 혀 놀림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몰두해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현재 대한민국의 의학과 의료의 수준, 그리고 우리 미래에 예견되는 질병의 변화 등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했다.

이제 우리는 분명한 국가의 철학을 정립해 '의료강국 대한민국'이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벽돌을 쌓아 올려야 한다. 모든 일에는 적기(適期)라는 때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소견으로는 그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의료강국으로 진입할 것이냐? 주저앉을 것이냐?

일사분란한 철학을 바탕으로 정립된 과학적 사고의 국가정책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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