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간 선급여비 7월부터 갚아라" 코로나 피해 병·의원 한숨
"받아간 선급여비 7월부터 갚아라" 코로나 피해 병·의원 한숨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14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醫 "코로나19 여파 장기화, 상환능력 없어"...삭발로 호소
政 "현금지출 준비금 당해 회수가 원칙...상환유예 어려워"
노성균 대구시 북구의사회장은 12일 대구광역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정부에 급여비 선지급 상환일정 유예 등을 요구했다.(사진제공: 대구광역시의사회)

건강보험 급여비 대출로 숨통을 틔였던 것도 잠시, 코로나19로 인해 자금난에 빠져있는 병·의원들이 당장 돌아오는 7월부터 빚진 급여비를 갚아나가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되고 있어 아직 돈을 갚을 여력이 없다며 정부에 상환일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병·의원 5천곳 급여비 1조 7602억원 가불...7월부터 갚아야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 3월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 선지급 특례를 시행했다.

급여비 선지급은, 쉽게 말해 급여비를 대출해주는 제도다.

전년 급여 매출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급여비를 우선지급하고, 향후 실제 진료 후 발생한 급여비와의 차액을 정산하도록 해 의료기관에 긴급 자금이 투입될 수 있게 했다.

급여비 선지급 대상은 올 3∼6월 진료비로, 7월 현재까지 전국에서 5039개 병·의원이 1조 7602억원 규모의 급여비를 빌려다 당장 필요한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급한 불을 껐다. 

급여비 선지급은 당초 3∼5월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정부는 선지급 대상기간을 6월까지 1개월 더 연장하는 긴급조치를 취했다.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노성균 회장을 찾은 대구시의사회 임원들. 이들은 "의료기관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지급을 받더라도 이를 모두 갚기에는 힘들다.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 상환 시기를 연장해 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진제공:대구광역시의사회) 

문제는 상환시점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급여비 선지급을 받은 기관들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정산 잔액을 균등 상계방식으로 상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5억원의 급여비를 선지급 방식으로 빌려쓴 기관에서, 3∼6월 실제 환자진료로 2억원의 급여비가 발생했다면, 해당 기관은 선지급금과 실제급여비의 차액인 3억원을 7월부터 6개월간 매월 5000만원씩 갚아나가야 한다.

선지급 금액과 실제 급여비의 차액의 크지 않다면 다행이겠지만, 적잖은 의료기관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환자 감소, 그로 인한 급여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빌린 선지급금이 고스란히 당장 갚아야 할 빚으로 남았다는 얘기다.

선지급금 상환일자가 하루하루 가까워지면서 의료기관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지난 12일에는 대구지역 개원의사가 선지급 상환일정 유예를 요청하며 삭발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노성균 대구시 북구의사회장(늘시원한위대항병원장)은 이날 대구광역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선지급 받은 급여비를 올해 안에 다 갚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의료진들은 너무나 아픈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꽉 다문 이빨 사이로 피눈물 나는 비명이 새어나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역의사회도 힘을 보탰다. 대구시의사회는 13일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노성균 회장을 만난 뒤 "의료기관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지급을 받더라도 이를 모두 갚기에는 힘들다.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 상환 시기를 연장해 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政 "현금지출 준비금 당해 회수 원칙...상환유예 어려워"

ⓒ의협신문
ⓒ의협신문

의료계의 호소에도 불구, 정부는 선지급 상환일정을 유예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금지출 준비금의 경우 당해 회수가 원칙인데다, 의료기관들의 경영상황이 다소 회복세에 들어서 상환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13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현금지출 준비금은 당해 보전해야 한다는 법률에 의거, (상환일정 유예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이 언급한 법률 규정은, 현행 국민건강보험법 38조. '준비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현금 지출에 준비금을 사용한 경우에는 해당 회계연도 중에 이를 보전하여야 한다'는 규정이다.

해당 법령에 따라 현금 지출된 선지급금은 올해 안에 모두 회수되어야 한다는 점을 원칙으로 밝힌 것이다.

연내 상환은 물론, '7월'로 정한 상환개시 계획을 유예할 가능성도 낮게 봤다. 의료기관들이 어느 정도 상환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 국장은 "급여비 선지급은 무이자로 급여비를 먼저 빌려쓸 수 있게 한 특례"라며 "1억원을 빌렸다고 해서 1억원을 다 갚는게 아니라, 이 중 실제 급여비를 제외한 차액만을 7월부터 6개월간 나눠 내는 것으로 (이 정도의) 상환능력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추이를 보아야겠으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3월에 (의료기관들이 환자감소로) 많이 어려웠고, 4월부터는 반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이 국장은 "(상황일정 유예여부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