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몇 푼 더 받겠다는 치졸한 욕심 아니다…병원 폐업만 막아줄 대책 세워 달라"
노성균 대구 북구의사회장(늘시원한위대항병원장)이 12일 대구광역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운 의료기관에 선지급한 건강보험급여 상환 방식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와 환자 치료의 최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지속됨에 따라, 당초 5월까지 시행할 예정이었던 건강보험 선지급 제도를 1개월 연장해 추가 지원키로 했다.
급여비 선지급은 신청 의료기관에 대해 전년도 급여매출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급여비를 우선 지급하고, 실제 진료 후 발생한 급여비와의 차액은 추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구·경북지역 요양기관과 선별진료소·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운영병원·국민안심병원·중증환자 치료 병상 운영기관 등 이른바 직접 영향기관의 경우 전년 월평균 급여비의 100%, 그 외 의료기관은 90%까지 급여비를 먼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노성균 북구의사회장은 의료기관 경영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지급을 받더라도 이를 모두 갚기에는 힘들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고, 환자들도 의료기관 이용을 꺼리고 있어 수입이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
노 회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선지급 받은 급여비를 올해 안에 다 갚아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정부가 융통성을 발휘해 상환 시기를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날 대구시청 앞에서 '의사도 살아야 환자도 산다'는 호소문도 발표했다.
노 회장은 "국가적 위기에 일부는 앞뒤 가리지 않고 최 일선에서 뛰었고, 나머지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환자를 마다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는데, 누구 하나 관심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의료진 확진자가 발생했고, 심지어 한 분이 죽었음에도 빈소조차 차리지 못했다"며 "의료진의 고통은 의무로 치부되고 화려한 공치사에 가려져 버리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노 회장은 "의료진들은 너무나 아픈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고, 이제는 꽉 다문 이빨 사이로 피눈물 나는 비명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며 "누군가가 의료기관이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려야겠기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결코 보상 몇 푼 더 받아보겠다는 치졸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고, 병원 폐업만 막아줄 대책만 세워달라고 호소하는 것뿐"이라며 "병원이 살아야 환자도 살고 국가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회장은 12일 삭발식에 이어 13일 현재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