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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군대는 예외?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군대는 예외?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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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4000명 참가 KCTC 훈련 강행..."멈춰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의무사관 후보생 "옆 사람과 어깨 맞 닿은 채 취침...감염 위험 높아"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코로나19가 확산한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 승조원들을 하선시키기 위해 경질까지 감수한 브렛 크로지어 함장의 활약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커다란 '함선'과도 같은 국내 군대 환경은 감염에 안일한 행태를 보이고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적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생활화 되면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군대만 예외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육군은 지난 8일, 4월 20일부터 2주 가량 강원도 인제 과학화훈련장(KCTC)에서 야외 전투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야외 전투 훈련에는 약 4000여 명이 참가, 2주간 숙식을 함께하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전개할 예정이다.

KCTC 훈련은 실전(전시 상황)과 유사한 환경과 상황을 조성, 실시하는 전투 훈련이다. 육군은 해당 훈련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 실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문제는 많은 인원이 함께 장거리를 이동하며 숙식을 함께해야 해 자칫 코로나19 등 감염병 관리에 취약하다는 데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2일 '코로나19 국가 재난 사태 속 군대의 KCTC 훈련 강행을 멈춰주세요'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13일 현재 640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의협신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의협신문

군인 가족을 뒀다고 밝힌 청원인은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 군인들은 휴가·외출 등이 통제돼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군대 특성상 불가피한 판단이라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외부 차단 등 방역에 힘쓰고 있는 군대에서 강도 높은 (코로나19)대처와 모순되는 훈련을 강행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KCTC 훈련은 해당 연대의 구성원끼리 영내에서 진행하는 훈련이 아닌 타지역으로 이동해 다른 부대의 파견도 받아 진행되는 훈련"이라며 "많은 훈련 인원이 함께 장거리 이동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휴게소도 들리게 된다"고 전했다.

"이는 현 정부의 코로나19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지 않는다"고 언급한 청원인은 "많은 인원이 질병에 노출되어 생명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집단 훈련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KCTC 훈련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KCTC 훈련장은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지역이다. 훈련 때 감염 위험성이 낮고, 훈련 전 사전에 방역 활동을 통해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진행할 예정"이라며 강행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의무사관 후보생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해 감염에 노출될 위험을 우려하는 청원도 나왔다.

청원자는 "4월 10일자로 대전의무학교에 입소한 50기 의무사관 후보생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4월 13일 기준 350명이 청원에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부사관학교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간 후보생들의 처우가 너무 열악하다…익산에서 사용하던 생활관의 절반 크기에 인원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4명이 사용하고 있다"며 "매트리스 사이에선 벌레가 나오고, 낡은 모포를 덮으며 옆 사람과 어깨가 맞 닿은 채 평상에서 자야 하는 그런 생활관"이라고 적었다.

"배식은 턱없이 부족하여 식사 후에도 후보생들이 허기를 느낄 정도"라며 "각 층의 공중전화는 없거나 고장난 것도 태반"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에 대전의무학교에 입소한 A 의무사관 후보생의 가족은 "현재 대전으로 와서 좁은 평상에서 14인 1실로 생활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했다"며 "정부 주도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군에서만 예외인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국방부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2주라는 단기간 의무사들이 한꺼번에 교육을 받는 공간이다. 이에, 넉넉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기관은 의무병 교육을 위주로 하는 의무병사 보수교육기관이다. 의무병 교육은 5000명이 1년 내내 나눠 들어오게 된다. 반면, 의무사관 후보생들의 경우 한꺼번에 800명이 넘는 인원이 집중돼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원 내용처럼 어깨를 부딪쳐가며 취침할 정도로 좁은 것은 아니다. 생활관 편성 기준이 최대 16명이나 현재 간부 숙소를 확보해 생활 공간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라며 "평균 14명이 편성·운영되고 있다. 현재 가용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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