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방사선사 단독 초음파 진단 불법"
대법원 "방사선사 단독 초음파 진단 불법"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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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지휘·감독 없이 초음파 검사 '무면허 의료행위' 판단…논란 종지부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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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를 판독해 기재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방사선사가 의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없이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판독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

대법원은 지난 1월 30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A의사와 B방사선사의 상고심에서, A의사의 벌금 1000만원 선고와 B방사선사의 벌금 300만원 선고유예를 한 원심을 확정했다.

선고유예는 법원이 경미한 범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이다.

A의사는 경기도에서 의료법인을 운영하는 이사장이고, B방사선사는 2010년 3월경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했다.

A의사는 B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판독할 수 있도록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촬영 시 진단과 판독이 병행되면서 이뤄지는 초음파 검사는 의사가 직접 하거나, 또는 의사의 지휘·감독이 있어야만 방사선사가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병원 측은 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했다.

검찰 기소 내용에 따르면 A의사는 자기 병원 소속 B방사선사에게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할 것을 지시했고, B방사선사는 2012년 2월부터 9월까지 8000여명의 환자들에게 무면허 의료행위(초음파 검사 실시)를 했다.

그런 다음 병원 의사의 ID로 PACSPLUS 프로그램에 접속해 초음파 검사 촬영 사진을 보고 검사지를 작성했다.

B방사선사는 촬영 중 일시 정지한 사진과 함께 자신의 의견(지방간, 전립선비대, 갑상선 낭종, 신장 낭종, 용종, 담낭 결석, 다발성 간낭종 등)을 기재해 A의사 등에게 전달했다.

1심 재판(수원지방법원)에서 이들은(A의사, B방사선사)은 "초음파 촬영은 의사의 지휘·감독하에 이뤄졌고, 의사들에 의해 실질적인 판독이 이뤄졌다"며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의사는 의사가 아닌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A의사에게는 벌금 1000만원, B방사선사에게는 벌금 300만원에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피고인들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수원지방법원)는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도 A의사 등이 B방사선사에게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전 또는 사후 지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고, A의사 등이 B방사선사와 공모해 초음파 검사를 한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1심판결을 유지했다.

피고들의 상고에서도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B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지휘·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단독 의료행위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들은 의사의 지휘·감독하에 초음파 검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A의사 등이 수검자별로 작성한 '오더지'는 대부분 수검자가 초음파 검사를 요구한 신체 부위를 특정해 표시한 것에 불과할 뿐, B방사선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명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B방사선사가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저장된 정지화면과 함께 의학적 지식을 근거로 지방간·신장 낭종·담낭 결석·전립선비대 등 병명을 기재한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B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이상 소견이 있는 부분을 저장한 정지화면만 의료진에게 전달하면 의사들은 초음파 전체 영상을 직접 볼 수 없다"고 밝힌 대법원 재판부는 "방사선사가 건넨 정지화면을 근거로 의사들이 초음파 검사 결과지를 작성했다면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봤다.

한편, 지난 2018년 일부 단체가 의료기사법 일부 조항을 근거로 방사선사의 단독 진단행위에 대해 급여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방사선사의 단독 초음파 진단행위는 불법"이라고 강력하게 반대한 바 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이번 대법원판결은 방사선사가 의사의 지휘·감독 없이 단독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한 판결"이라며 "초음파 검사의 시행 주체는 의사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방사선사의 단독 초음파 검사에 대한 무면허 의료행위 해당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판결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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