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어려운 이유?
  •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12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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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이 큰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자 확진자가 수십 명 수준인 국가들까지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시키는 등의 강력한 봉쇄조치를 꺼내기도 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 한두 명만 있어도 다시 급격히 번질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봉쇄조치로 당장의 급격한 확산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종식시키기는 불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저절로 사라질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거나 백신을 맞아서 면역력을 갖게 돼야만 판데믹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운이 좋다면 천연두처럼 바이러스를 절멸시킬 수도 있고, 소아마비나 홍역처럼 보기 드문 바이러스로 만들 수도 있다. 변이에 의해서 면역을 회피하며 계절성 독감처럼 남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에서 한꺼번에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자 의료기관이 포화상태가 됐다. 다른 질환의 환자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기도 했다. 

백신 없이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바이러스에 제동이 걸리려면 우리 국민 중 3000만 명 이상이 감염돼야 한다. 한꺼번에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발생하면 치사율이 10%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어서 너무 끔찍하다.

한 달에 5만 명씩 3000만 명이 감염되려면 50년이 필요하다. 항체 검사를 통해 감염된 줄도 모르고 바이러스를 이겨내 면역력을 갖춘 사람들이 발견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많다면 소요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그리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백신 없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지옥과 같은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결론인데 이러면 경제적 피해도 더 클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실패하지는 않을까? 아직까지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비해서 진화 속도가 몇 배 느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수십 곳의 제약회사와 연구소가 사활을 걸고 한꺼번에 뛰어들어 첨단 기술과 전통적인 방법까지 동원해 전례 없는 화력을 쏟아 붓고 있다. 백신이 최소한 몇 가지는 나올 것 같다. 

문제는 시간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불편을 겪은 지 두 달 정도 됐는데 벌써부터 경제적 피해가 작지 않다. 이 생활이 길어질수록 경제적으로 견뎌내지 못하는 개인, 기업, 국가가 급증할 것이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전문가들은 시판 허가를 통과하는 제품 출시에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적절한 용량과 접종 횟수 등을 평가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에서는 대규모 임상시험 백신후보물질을 접종한 그룹과 플라시보 대조군 간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해야 하는데, 수천 명의 피험자가 필요하다.

효과를 비교해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저절로 감염되는 사람들이 누적되려면 수개월이 필요하다.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동물실험에서 백신 접종이 바이러스 감염 시 항체에 의해서 폐 손상을 악화시키는 위험성도 제기되었기 때문에 충분한 안전성 검증이 필수다. 

검증을 통과해도 대량생산에는 몇 개월이 더 필요할 수 있다. 품질 저하 없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는 데에도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허가와 동시에 대량생산을 하려면 미리 설비를 구축해야 하는데 제약회사들이 손실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해야 백신의 개발과 보급에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의 전문가들은 3월 30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동향을 소개하고, 코로나19와 앞으로 또 발생할 새로운 신종감염병에 대한 백신의 신속한 개발에 넘어야 할 장애물들을 설명했다.

재정적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신속한 개발을 위해서는 민간 기업이 손실에 대한 부담을 모두 짊어지지 않도록 국제적인 자금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Nature>는 3월 26일 뉴스 섹션에서 코로나19 임상 3상을 자원자들을 모집해 직접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방식을 제안한 전문가들의 주장을 상세히 소개했다.

코로나19는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아주 치명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백신후보물질을 접종한 뒤에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시키면 피험자들이 우연히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를 기다리는 방식보다 시간을 훨씬 단축시킬 수 있고, 피험자들을 신중하게 선정하고 돌보면 위험성을 낮출 수 있어서 윤리적으로도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동물에게서 유래하는 신종감염병 발생은 늘 있는 흔한 일이다. 코로나19가 특별한 점은 단지 인간 사이에 전염성이 매우 강해 세계로 퍼졌다는 점이다.

다행스럽게도 치사율이 높지 않은데,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언제 또 인류를 위협할지 모른다. 코로나19에 최선을 다해 대처하며 다가올 위협에 대한 대비를 견고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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