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코로나19, 수가협상 경영위기 고려 '관건'
코로나19, 수가협상 경영위기 고려 '관건'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08 16:1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내년 수가에 코로나19 손실분 반영 당연...긴급 수혈 절실"
손실보상·융자지원 대상 제외 의료기관 다수..."정부 결단 기대"
2019년 5월 31일 진행된 '2020년도 수가협상' 모습. ⓒ의협신문
2019년 5월 31일 진행된 '2020년도 수가협상' 모습. ⓒ의협신문

유례없는 코로나19 판데믹(전 세계 대유행) 사태로 의료기관의 피해가 급속히 가중되는 상황에서 수가협상 시기가 다가오면서, 사태의 여파가 수가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개원가를 비롯한 의료계에선 오는 5월 시작될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피해 보상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전년도 요양급여비용 청구액 실적을 토대로 내년도 수가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인 수가협상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의료기관 진료수익 감소에 대한 보상분 반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적지 않다.

지난 2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2기 제도발전협의체 3차 회의에서는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발제 및 위원 간 상호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기관들이 도산 직전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국고지원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의료공급체계 유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환자 감소에 따른 진료수익 감소분에 대한 지원을 위해 국고지원을 통해 추가소요예산(밴드)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과거 지표를 근거로 목표 진료비를 산출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현실과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2021년 수가협상에서는) 최근 지표를 근거로 산출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등은 수가협상 기일을 10월로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 역시 10월 즈음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진료수익 손실 지표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수가협상 기일 연기는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매출 '반토막' 의료기관, 다수 폐업 위기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두 달 반 동안의 의료기관 진료수익 피해는 실로 심각한 상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피해가 누적될 경우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의협신문>이 자체 시스템인 '닥터서베이'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관 피해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에는 의료기관의 피폐한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닥터서베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의료기관 경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 의사 1422명(167명은 해당사항 없음으로 제외) 중 의사 808명(56.8%)이 '인력 감원과 비용 절감 등 강도 높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영 유지가 어려워 폐업을 준비할 상황'이라는 의견도 180명(12.7%)에 달했다. '자체 절감 대책을 통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는 409명(28.8%)였으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의견은 25명(1.6%)에 불과했다.

확진자가 대거 몰린 대구·경북 지역 의사들은 전체 결과에 비해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인력 감원 등 고강도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이 60.6%를 차지했으며 폐업까지 고려한다는 의견은 15%였다.

의사 10명 중 6명 "작년과 비교해 40% 이상 환자 줄었다"
지난해 2∼3월과 비교해 올해 환자 감소 체감에 대한 질의에 대한 응답에서 의사 10명 중 6명이 '작년에 비해 40% 이상 환자가 줄었다'고 답했다. 1470명의 응답자 중 '별다른 영향 없음'과 '10%가량 감소'를 택한 응답자는 각각 18명(1.2%), 59명(4.0%)에 불과했으며 413명(28.1%)은 '20∼30% 감소', 535명(36.4%)은 '40∼50% 감소', 445명(30.3%)은 '60% 이상 감소'를 선택했다.

특히 개원의·봉직의의 환자 감소 체감이 컸다. 개원의와 봉직의의 경우 40∼50% 감소했다는 응답이 각각 37.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60% 이상 감소했다는 의견도 개원의 32.4%, 봉직의 31.4%를 차지했다.

반면 교수 직군에서는 지난해 대비 20∼30% 감소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교수 44.7%가 20∼30% 감소를 체감한다고 답했고 이어 40∼50% 감소는 29.1%, 60% 이상 감소는 15.6%로 나타났다.

의협 "기존 수가협상 방식이면, 의료기관 다 죽으라는 것"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서울시의사회장). ⓒ의협신문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서울시의사회장). ⓒ의협신문

박홍준 의협 수가협상단장(서울시의사회장)은 "내년도 수가협상을 기존 방식으로 하는 것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을 다 죽으라는 것이다. 긴급한 수혈이 절실하다"라며 "코로나19 사태로 일차의료기관 손실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부의 정책적 배려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박 단장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기급을 40∼100만원씩 지원하면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군분두하고 있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 배려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최근 자료를 토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간 수가협상에서 정부는 의료계의 요구를 합리적으로 반영한 적이 없다. 매년 수가협상에서 의료계 요구를 적절히 반영했었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손실에 대한 수가 보상이 그리 큰 부담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별히 예외적인 올해 수가협상을 속단할 수 없지만, 현실을 고려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 역시 수가협상에서 유형별 단체들의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정책적 배려 요구는 당연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모든 유형별 단체에서 코로나19 피해를 반영한 수가협상을 요구할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별도 손실보상책과 융자 지원 등으로 수가 보상이 이중보상이 된다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손실보상과 융자 지원 대상 조건이 까다로워 모든 의료기관의 피해를 상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