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은 없다
약속은 없다
  • 김경수 원장(부산시 금정구·김경수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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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없다

하늘에 구름이 문장을 새기고 있다.
비행기를 새기고 양羊을 새기고 수평선을 새긴다.
구름이 새긴 길고 큰 문장 속에서
다시 온다는 약속이 속절없는 약속을 구속한다.
다시 온다는 약속을 믿는 어리석음이 부끄러움을 구속한다.
물고기를 가꾸기 위해 정원사가 왔고
나무들을 손질하기 위해 물고기 의사가 왔다.
마당에 있던 연못이 약속처럼 흔들린다.
하늘에 새겨진 문장들이 하나 둘 연못으로 뛰어내린다.
어겨진 약속이 돌아올 것이라는 예감이 확신으로 변한다.
숲길이 양떼처럼 바람을 몰아가고 있다.
숲길의 끝에서 피로한 바람이 누워 가쁜 숨을 쉰다.
약속은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그것은 인생에서 건축이며 생활이기 때문이다.
온도는 아름답습니까?
밤이 품고 있는 약속은 우아합니까?
약속을 내동댕이치며 약속과 헤어지지만
다시 약속을 택시에 태우고는 어둠 속으로 달려간다.
약속은 원래 없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질문이 있었다.

 

김경수
김경수

 

 

 

 

 

 

 

 

 

▶ 부산 김경수내과의원장/<현대시> 등단(1993)/시집 <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산 속 찻집 카페에 안개가 산다>/<시와사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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