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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06:00 (금)
대한의사협회 "4월 6일 개학 연기해야"
대한의사협회 "4월 6일 개학 연기해야"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3.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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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교육·전담병원 구축·중환자 치료 병상 및 장비 등 마련 제안
의료진·의료기관 '과부화'...위험지역 입국 제한해 감염 위험 차단해야
대한의사협회가 8번째로 코로나19 관련, 위헙금지 입국금지를 권고했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8번째로 코로나19 관련, 위헙금지 입국금지를 권고했다. ⓒ의협신문

초·중·고 개학을 앞둔 상황에서, 위험 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료계 지적이 또다시 나왔다. 지난 1월 말 이후 벌써 8번째 권고다.

대한의사협회는 27일 코로나19 관련 긴급 권고문을 발표하며 "개학은 시기가 아닌 준비의 문제다. 입국 제한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유럽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입국 제한은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28일 0시부터 중국 비자와 거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까지 입국을 일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반면, 우리나라 방역 당국은 27일 오전, 여전히 해외 위험지역으로부터의 입국에 대해 검역 강화가 우선이며 입국 금지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위험요인이 겹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너무나 안이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과부하 상태에 놓여 있음을 감안했을 때도, 입국 금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제는 의료진들도 지쳐가고 있다. 사람의 심장은 부하가 증가하면 더 빠르고 강하게 뛰어 이를 극복하지만, 계속되면 결국 제 기능을 잃게 된다"며 "번아웃(Burn-out)으로 인해, 이들이 제 기능을 못 하게 되고 우리 사회의 코로나19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의사총연합 역시 27일 성명을 통해, 위험지역 입국 제한의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전의총은 "초기에 효과적으로 중국발 입국을 차단한 대만과 홍콩, 베트남, 몽골 등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우리와 비교해 확연히 적다"며 "우리나라가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것을 보면, 정부의 초반 방역은 실패로 규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수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초기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지 못해 방역에 실패했음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유럽과 미국 등 외국인들의 입국 금지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권고문에서 해외 감염원 차단 필요성 외에, 초·중·고 개학 연기 제안과 함께 의학적 선결 조건 4가지를 제시했다.

의협이 제시한 '개학 준비' 선결 조건은 ▲전국적 표본 조사를 통한 지역별 코로나19 확산 정도 파악 ▲방역물품 및 학생·학교 종사자 대상 행동지침·교육 마련 ▲전국적 코로나19 전담병원 시스템 구축 ▲전국적 중환자 치료 현황 파악 및 중환자 증가에 대비한 병상·인공호흡기 등 필요 장비 마련 등이다.

의협은 "선결 조건이 갖춰져야, 지역별·학년별로 선별적인 개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현재는 이러한 개학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면서 "조건이 갖춰졌을 때, 전문학회의 판단과 권고를 바탕으로 방역 당국과 교육 당국,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숙의를 통해 개학의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학회로는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 산하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9개 학회 및 대한소아감염학회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중환자 관리 방안도 제안했다.

의협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성패는 사망률, 즉 중환자 치료의 성과에 달려있다. 감염병 대응에 있어 전국적 규모의 중환자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짚으며 ▲제한된 중환자 진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환자배분(환자 현황 공유 및 상급종합병원 경증 입원 환자 전원 등)▲중환자 이송시스템(인공호흡기 가능한 음압시설을 갖춘 구급차·전문의료진으로 구성된 이송 시스템 등)등 확보 ▲진료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대구·경북지역 중환자실과 진료 인력 확보를 위해 △대구 동산병원 중환자실 병상 수 확대 및 경북지역 환자 수용이 합리적이며 서울·경기 등 타지역 대량 확진자 발생 상황에 대비한 △상급종합병원 격리 중환자 병상 증설 △전담병원 중환자실 신설·중환자실 진료 인력·보호장구 수급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에게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의협은 "봄은 왔지만, 아직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상황이다.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이제는 지겨울 수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만이 아직까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의료계도 방심하지 않고, 모든 진료 현장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COVID-19 중환자 관리 제안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성패는 사망률, 즉 중환자 치료의 성과에 달려있다.
감염병 대응에 있어 전국적 규모의 중환자 control tower가 필요하다 : 제한된 중환자 진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환자배분, 의료자원 확보, 진료 시스템 구축

1. 중환자 진료 시스템 구축
① 대구 및 경북지역 중환자실 및 진료 인력 확보
대구 동산병원에 중환자실 병상 수를 늘려 경북지역의 환자도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임
정부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 중환자실 진료 인력을 각 병원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함

② 서울 경기 등 그 밖의 지역에서 대량의 확진자 발생 상황에 대비
상급종합병원에 격리 중환자 병상 증설, 전담병원에 중환자실 신설
중환자실 진료 인력 수급대책, 보호장구 비축(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진은 대부분 대학병원에 근무한다. 상급병원, 대학병원은 일반 진료를 줄이고 중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급하지 않은 수술은 뒤로 미루고 중증도가 낮은 수술은 일반 병원으로 보내어 중환자 치료에 전문인력을 모아야 한다. 전담병원과 환자 이송을 위한 중환자 진료인력은 각병원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2. 중환자 이송 시스템 구축
이송 중 인공호흡기 가능한 음압시설을 갖춘 구급차(30대, 권역응급의료 센터마다 한 대를 갖추고 있음)와 전문의료진으로 구성된 이송 시스템 구축

3. 환자 현황 공유

4.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경증 환자들 전원

* 감염병 대응에서 중환자 콘트롤 타워는 치사율을 줄이기 위해 필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 확산 상황에서 국내에 다수의 확진자가 언제 어디서 또 발생할지 모르며 이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중환자의 발생은 전체 의료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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