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
사람을 겉모습으로 살펴보면
양가슴 좌우대칭으로 균형 잡혀있지만
엑스레이 찍어보면
심장 하나가 왼쪽으로 삐딱하네요
진료 중에 내 말이 헛나가기도 하고
의자에 다리 꼬고 비뚤게 앉는 버릇도 있고
등도 굽어 가는 허리 뻑적지근한 것이
내 맘 어디 18도 쯤 꼬인 건지 모르겠어요
가끔은 발칙한 상상이 떠올라
내 생각과 감정을 똑바로 다스릴 수 없어요
신이 사람을 만들 때 잘 못 빚은신 건가요
엑스선도 실수 중에 발견된 것이고
지구도 23.5도나 기울어 돈대요
청자연적 꽃잎 한 장 비틀린 것처럼
신의 걸작품이 이 꼴, 저 모양이라니
너무 완벽하면 교만해질까봐
늘 겸손하게 살라구요
▶ 충북 논산 권내과의원/2016년 가을호 시와정신 등단, 필내음 동인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