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진료채무의 성질
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진료채무의 성질
  • 황다연 법무법인 혜 파트너변호사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3.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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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연 변호사
황다연 변호사

성형수술 후 불만족 등 수술 후 효과가 미흡하거나, 수술 후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다. '결과보장, 불만족시 전액 환불' 표어라도 걸어놓고, 일정한 결과를 목적하고 계약을 체결했다면 모르되, 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일반적으로 결과 발생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단채무'이므로 단순히 결과만을 놓고 의료기관의 책임 유무를 단정할 수는 없다.

안타까운 사례를 일례로 보자.

A는 양측 하지에 저린 감각, 통증 등의 증상으로 B병원에 내원하였다. B병원 의료진은 MRI, CT 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흉추 5-7번, 11-12번 후종인대골화증 등의 진단을 한 다음, 흉추 6-7번 흉강경 가이드하 척추 융합술 및 자가골 이식술(1차 수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수술 직후 A에게 심한 하지 통증 및 하지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했다.

B병원은 같은 날 21:40경부터 다음 날 04:20경까지 다시 흉추 5-6번 흉강경 가이드하 척추 융합술 및 자가골 이식술(2차 수술)을 시행했다. B병원 의료진은 1차 수술 시행 중 경막과 유착되어 있던 후종인대골화 부분을 박리하는 과정에서 경막을 손상시켜 뇌척수액이 누출되었고, 이에 피고 병원 의료진은 손상된 부위를 인공 경막과 겔폼 등으로 복원한 사실이 있었다. A는 수술 직후 하지 근력이 0 등급으로 완전 마비 상태가 되었고 배뇨·배변 장애가 심화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A의 청구에 대해 원심은 경직성 양하지 마비, 신경인성 방광, 신경인성 장애 증상은 주로 척수 손상 시 발생하는 증상인 사실을 인정하고, 병원 의료진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치유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할 채무 즉 '수단채무'이므로, 진료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바로 진료채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즉 과실 유무를 판단해보아야 하는 것인데, 위 사건에서는 B병원 의료진이 시행한 수술이 수술 후 척수 손상의 가능성이 30% 정도 되는 매우 난도가 높은 수술인 점, A는 수술 전 양측 하지 부전마비 증상이 있었고, 단순히 수술에 의한 척수 손상으로만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도 신경 손상과 장애의 발생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점, 수술 전 MRI상  신경 손상 소견 등으로 예후가 불량할 가능성 높은 점 등이 인정되었다.

결국,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더라도 당해 의료행위 과정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거나 또는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후유장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의료행위 과정에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 사건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B 병원의 의사가 1차 수술에 앞서 A씨와 보호자에게 수술 후 하지 등에 마비가 생길 위험성이 있음을 여러 번 강조하여 설명했고, 재판과정에서도 이러한 사정이 '치유를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현재의 의학수준에 비추어 필요하고도 적절한 진료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만일 '결과보장, 불만족시 전액 환불'처럼 진행되었다면 소송의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충분한 설명과 원활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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