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결정의 '적절성'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정책결정의 '적절성'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 김소윤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3.0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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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의료법윤리학과 교수(연세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김소윤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김소윤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시끄럽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끝날지 아무것도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사람들은 그저 언론과 SNS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정보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면서 하루하루를 숨죽이며 지내고 있다. 

현재까지는 치명율이 독감보다는 높지만, 메르스 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이 사태도 앞으로 1∼2주 정도의 고비를 넘기면 향후의 향방이 결정되면서 어느 정도 정리되는 국면으로 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아직은 질병의 위협에서 힘들어하는 국민들과 환자, 의료인들을 응원해야 하는 시점이고,  잘잘못을 가릴 시점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서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나면,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려고 할 것이다. 최소한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는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그 결정으로 인해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인가를 가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보건행정 당국은 이전의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안정되게 대처를 한 것으로 생각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현재까지도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대처를 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질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초기의 과정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결정적으로 잘못한 곳은 실무를 담당하는 보건행정 당국보다는 더 상위의 의사결정에 의해서 좌우되었던 것 같아서 매우 아쉽다. 처음 중국에서 12월에 의학적인 보고가 있었을 때, 이것이 무시되고 숨겨졌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국 국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춘절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최고지도자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다. 

또한, WHO의 국제보건규칙에 근거한 위기단계 결정에 대해서도 중국을 너무 의식해서 결정했다는 비판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여론을 많이 의식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도,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상황 때문에 국내의 정치적 상황과 국민들의 건강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는 결정을 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럼, 그러한 최고의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사항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인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사항들이 있고,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1%가 더 죽을 수 있는 정도의 위험에 대해서는 너무 큰 정치·경제적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는, 물리적으로 확산을 방지할 수 없다면 한 지역을 통째로 봉쇄하되, 권력과 돈과 정보가 있는 사람들이 먼저 탈출할 수 있도록 해 준 후에 힘없고 능력 없는 사람들을 위주로 봉쇄해서 세계적으로는 잘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도록 하고, 먼저 탈출한 사람들은 세계에 감염병을 다 퍼트리면서 돌아다녀도 상대 국가가 절대로 그들을 구박하지 못하도록 보호해 주어서 이 사태가 다 지나고 나면 이들로 인한 피해는 추후 정치·경제적으로 보상해 주면 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어떠한 결정을 하든지, 세계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결정권자가 한 결정에 대해서 이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기구나 권력이 있다면 이미 세계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결정권자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의료인으로서 인간의 생명보다 더한 가치는 없고, 어떠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라 할지라도 많은 인간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에 대해서 잘못 판단했을 때에는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실제적인 힘없이 그렇게 말하는 것이 그 상황을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정도의 사태를 가지고 자기의 목숨을 걸고 그렇게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과연 어느 정도가 될까? 그냥, 이러한 정치적 판단은 역사가들이 후대에 하도록 남겨두고, 이 사태가 너무 많은 사망자를 내지 않고 잘 마무리 되기를 기원하면서 미력이나마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개인으로서는 가장 안전한 일일 것이다. 

추후에 비슷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어차피 세계 최고의 권력을 가진 결정권자를 통제할 수는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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