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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화 달성한 초고가 '스핀라자', 일등공신 만나보니…
급여화 달성한 초고가 '스핀라자', 일등공신 만나보니…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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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세은 바이오젠 코리아 대표
황세은 바이오젠 코리아 대표ⓒ의협신문
황세은 바이오젠 코리아 대표ⓒ의협신문

다국적제약사인 바이오젠의 한국지사 설립은 오롯이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의 급여화를 목표로 이뤄졌다. 실패한다면 한국지사가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스핀라자는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당초 전국민 건강보험을 운용하는 한국에서 주사당 1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신약의 급여 적용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의협신문]은 2017년 한국지사 설립 직후부터 스핀라자의 급여화를 주도한 황세은 대표를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Q. 스핀라자는 급여까지 숱한 이슈를 몰고 다녔다. 그간의 소회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스핀라자가 보험 급여 적용이 되기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 급여목록에 등재는 됐지만, 끝이 아니라 아직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회라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다.

다만 처음 바이오젠 코리아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고 '스핀라자를 한국에 도입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에 비해, 신속하게 급여가 되고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어 매일 기쁜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환자들을 위해 기여했다는 점이 뿌듯하다. 

Q. 급여기준에서 사전심사 등 조건이 까다로워 결과에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어떤 기업이든 어떤 품목이든 원하는 목표가 있겠지만 전부 이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의약품의 급여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에서 규정해 놓은 기준과 절차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에 따라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정부와 상호 협의가 잘 됐을 때 그 약을 도입할 수 있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치료제를 국민들에게,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핀라자는 지난해 2분기 102억원, 3분기 2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출시 첫해에 연간 500억원 이상의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환자 수가 적은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매달 발표하는 스핀라자 심의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약 110명의 환자가 투여 승인을 받았다. 중복 환자를 고려하면 약 10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거나, 아예 진단받지 않은 환자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Q. 국내 환자를 100명 정도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 아닌가?

현재로서는 국내 환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실제 환자 수를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확실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Q. 급여 협상 과정에서 스핀라자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일본 등 A7 최저가를 강조한 바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표시가격이 아닌 공개되지 않은 실제가격으로 스핀라자가 판매되고 있다. A7에서 스핀라자의 실제 가격을 파악하고 있나?

제약사의 Market Access 담당자라도 다른 나라의 실제 약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스핀라자는 경제성평가 면제제도 대상이었기 때문에, A7 국가 조정가의 최저 수준으로 등재 약가를 제출해야 했고 그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Q. 실제가격이 아닌 표시가격으로 최저가라는 의미였나?

경제성평가 면제제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표시가격으로 A7 최저가여야 한다. 실제가격이 최저라고 강조한 것은 아니다.

Q. 우연일 수 있지만, 협상 최종일에 때 지난 SMA 환자 사망 보도가 일부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급여권 진입에 환자 단체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보나?

환자단체는 회사와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단체다. 다만 척수성 근위축증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높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홍콩의 사례를 보면 당시 바이오젠에서 스핀라자 출시 계획이 없었음에도 한 환자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직접 편지를 써 스핀라자의 급여를 촉구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홍콩 정부가 먼저 바이오젠에 허가 논의를 위한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 데, 그 결과 스핀라자는 홍콩에서 이례적으로 허가를 받기도 전에 보험 급여가 먼저 적용됐다.

바이오젠 홍콩 법인은 그 이후 설립됐고 한국보다 더 빨리 보험 급여로 환자치료를 시작했다. 

Q. 경쟁 제품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핀라자가 어렵게 급여 등재된 만큼 이렇게 빨리 경쟁품이 출시되는 게 아쉬울 것 같다.

스핀라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치료제가 경쟁 제품을 가지고 있다. 결국 경쟁 제품 대비 자사 치료제의 강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부각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경쟁품이 출시됐을 때 회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널리 알려서 최적의 치료 옵션으로 포지셔닝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Q. 경쟁품이 출시되기 전 스핀라자 사용을 확대하려면 척수성 근위축증에 대한 조기 진단 확대가 필요할 것 같다. 바이오젠 코리아는 올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 보면 조기 진단을 받지 못해 최적의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많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어떤 치료제를 쓰는지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들이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바이오젠 코리아 역시 현재 국내에 유일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를 보유한 회사로서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치료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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