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EMR 셧다운' 사라질까?…수련병원 3곳 '해제'
논란의 'EMR 셧다운' 사라질까?…수련병원 3곳 '해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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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법 지키기 위한 '극약처방'인가, 피하기 위한 '꼼수'인가
'코로나' 속 수련병원, EMR 차단 시스템 '해제 물결' 이을까
'EMR 셧다운제'를 둘러싸고, 전공의법 준수를 위한 노력이란 입장과 피하기 위한 꼼수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EMR 셧다운제'를 둘러싸고, 전공의법 준수를 위한 노력이란 입장과 피하기 위한 꼼수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논란의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이 해제되기 시작했다.

'EMR 셧다운제'는 지정된 근무시간 외에 EMR 접속을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많은 수련병원이 전공의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로 도입했다.

하지만 이후, 전공의들은 'EMR 차단 시스템'이 오히려 의료법 위반을 종용한다며 해제를 요구해 왔다. 최근에는 실제 진료 의사와 기록상 진료 의사의 차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의 빈틈을 유발할 수 있단 지적까지 더해졌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의료원의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서울 소재 대학병원 3곳에서 EMR 접속 차단 시스템을 해제한 것. 대한전공의협의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대전협은 최근 대한병원협회에 모든 수련병원이 EMR 셧다운제를 폐지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교육수련부 관계자는 "전산 작업은 지난 4일 완료됐다. 이번 주 중으로 공지할 예정"이고 전했다.

지난해 대전협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가 주로 소속돼 있는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EMR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곳은 모두 34곳.

대전협은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EMR 접속 차단에 따른 방역 '구멍'을 우려하며 EMR 차단 해제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의협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 'EMR 해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EMR 접속이 차단돼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면, 역학조사에서 병원 내 처방, 지시 등 모든 기록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며 "이는 감염병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EMR 차단이 '꼼수'가 아닌 전공의 법 준수를 위한 '극약처방'이란 의견도 있다.

은백린 고려의대 교수(대한병원협회 병원평가부위원장)는 "EMR 차단을 꼭 나쁘게 볼 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은백린 교수는 "수련병원 입장에서는 '전공의법'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업무는 일반 회사와 달리 무 자르듯 업무를 딱 자를 수 없다. 예측 불가하고, 워낙 경우의 수가 다양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버타임'이 다반사인 의료 업무 특성상, 전공의법 준수를 위해선 '강제 시스템'이 적용될 수밖에 없단 것.

은백린 교수는 "예를 들어 대기하고 있는 환자가 있다. 하지만, 대기 환자가 있다고 해서 대충 진료를 볼 순 없는 일이다. 이러다 보니 대기 시간도 늘어나지만, 교수·전공의·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업무시간도 연장된다"며 "수련병원은 어떻게든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한다. '꼼수'나 '악'으로 표현되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의료 환경 전반의 문제를 함께 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R 차단 시스템'을 둘러싸고, '꼼수'란 지적과 '극약처방'이란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공의법을 준수하란 정부의 압력과 칼 같이 지킬 수 없는 의료 특성 속에서 수련병원의 고민 역시 깊어 보인다. 하지만 대전협이 지적한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방역의 구멍이 될 수 있단 지적에 대해선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벌써 시스템을 해제한 병원이 등장했다. '해제 물결'이 전체 수련병원으로 퍼져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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