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진작 의협 말 들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진작 의협 말 들었다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2.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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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권고'→정부 '일부·뒤늦은 수용' 양상 계속되나…"답답"
능동 대응·입국 금지 조치 등 '수용' 이어, 사례 정의 확대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11명으로 발표된 1월 31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로 의료진과 감염 의심 환자가 들어 가고 있다. 이 병원에는 <span class='searchWord'>신종코로나</span> 바이러스 확진자 2명이 격리 치료중이다. ⓒ의협신문 김선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대한의사협회의 '권고'에 대한, 복지부의 '수용'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의협-복지부의 '티키타카'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의료인 권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한 박자 늦거나 '일부 수용'에 그치고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26일 의협 대국민·대정부 담화, 위험지역 방문자 '전수조사' 이끌어

의협은 설 연휴였던 1월 26일 일요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위험지역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선제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의협 대국민 담화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위험지역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이후 정부는 1월 13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우한시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상자는 총 2991명(내국인 1160명·외국인 1831명)이다. 이 중 1월 30일 기준 내국인 1천85명, 외국인 398명이 국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 매일 모니터링 중이다.

의협의 '능동적 대처' 주문 중 하나였던 '위험지역 방문자 전수조사' 권고가 받아들여진 것.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28일 다시 개최된 의협 기자회견에서, 직접 "질병관리본부가 전수조사 고려를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적절한 판단이다. 의료계 역시 협조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의협, '사례 정의' 빈틈 메워야…정부, 후베이성→중국 전역 입국 의심 환자 확대 등 "의사 판단'에 맡길 것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사례 정의 제4판에서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온 환자의 경우,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렴을 확진해야 검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을 다녀온 입국자가 입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 등의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폐렴이 아닌 한 진단검사를 받지 않도록 한 것.

의협은 28일 개최한 2차 기자회견에서 "후베이성 외 중국지역을 다녀온 환자에 대해서도 폐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후베이성 방문자와 동일한 수준의 의심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폐렴 진단은 한 번의 흉부 촬영만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혈액검사·객담검사 등 보조적 검사 결과들도 참고해야 하며, 흉부 촬영 시에도 폐렴 의심 소견은 경우에 따라 심부전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번의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 중국 방문력과 폐렴 의심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후베이성 방문자와 동일하게 의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후, 정부는 의협 권고 6일만에 '사례 정의' 변경을 예고했다.

후베이성 외 중국 입국자의 경우에도, 발열·기침 등 증상만 있어도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 것.

정부는 4일 0시부터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입국자가 아니다 하더라도 선별진료소 의사가 의심 환자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진단검사를 실시토록 변경했다.

중국 입국자가 아닌 확진 환자·의심 환자·조사대상 유증상자도 검사비를 지원하되, 의사의 판단에 의해 필요한 경우 검사를 인정하기로 했다.

'위험지역 방문자 전수조사' 권고 이후 또 하나의 전문가 의견이 수용된 것으로, '사례 정의' 빈틈이 의협 권고에 따라 일부 메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집 의협 회장(가운데)가 1월 30일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왼쪽)과 최재욱 고려의대 교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최대집 의협 회장(가운데)가 1월 30일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왼쪽)과 최재욱 고려의대 교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기자

의협 '입국 금지'조치 고려 발언 '화제'→중국 후베이성 입국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정부가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2주 만에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 제한에 나섰다.

이에 4일 0시를 기준으로, 중국 후베이성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은 감염증 유입 위험도가 낮아질 때까지 입국이 금지된다. 내국인 입국은 허용되지만,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를 확인한 후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26일 의협 대국민·대정부 담화에서 국 입국자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발표한 지 8일 만에 이뤄졌다. 의협 '입국 금지 고려 권고' 기자회견 당시, 관련 기사에는 "지지한다", "진정 나라를 위한 발언을 하셨다" 등 우호적 댓글이 다수를 이뤘다.

하지만, 의협 발표 당시 정부는 중국 입국자 제한에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월 29일 "특정 국가의 국적을 기준으로 금지하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두 달 가량 만에 361명이 사망하면서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349명을 넘어섰다(3일 기준). 국내에서도 2차 및 3차 감염이 연달아 발생하며 정부의 태도는 급변했다.

중국 입국자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치 고려 입장 발표에, 일부에선 다소 '파격적' 입장이란 평가를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선제적 권고'가 된 셈이다.

의협 "입국 제한 위험 지역, 확대 해야" vs 정부 "위험도에 따른 단계적 확대 고려"

의협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또다시 "입국 제한 위험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월 26일 담화문 발표 이후, 4번째 권고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중국 정부가 이미 후베이성 항공편을 봉쇄했다. 후베이성을 거쳤는지도 자기신고에 의존해야 한다.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중국 전역으로의 경유자 입국 제한 조치 확대 필요성을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담화문에서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여 전방위적인 감염원 차단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의협 '입국 제한 위험 지역 확대' 권고와 관련한 정부 입장도 공개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각 성시별 환자 수나 입국자 수 등의 기준을 가지고 어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인가를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아직 후베이성, 특히 우한시 이외의 지역을 다녀와서 확진된 사례가 없어, 확대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방역하는 입장에서 중국이라는 고위험 지역의 입국자가 아무도 안 들어오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험도에 따른 차등적 접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내부적 평가를 통해 위험도에 따른 확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의협 '권고'→정부 일단 '고려' 후 늦은, 일부 '수용' 양상이 반복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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