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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책보다는 대응을

의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책보다는 대응을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1.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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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전세기 투입 정부조치 환영"...1339 증설·인력 증원 필요
의협 "신고 안 한 의료기관 문책 문재인 대통령 발언 유감" 표명

ⓒ의협신문 김선경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용산 임시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브리핑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전수조사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며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선경

"지금은 비난이나 문책할 때가 아니다. 비난은 의심자를 숨게 만들고, 의료기관의 협조 의지를 떨어트릴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이 다시 나왔다. 설 연휴 중 이뤄진 대국민 담화문 발표 이후 2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의료 전문가단체인 의협의 입장 발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은 26일 긴급 대국민 담화문 및 대정부 메시지를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조치가 필요하다. 위험지역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의협 권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우한 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의협은 28일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전수조사 방침과 전세기 투입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질병관리본부가 전수조사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이는 적절한 판단이다. 의료계 역시 협조할 것"이라며 "우한시에 전세기를 통해 약 700명의 국민이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귀국 후, 2주간 국가지정 시설 관찰 조치 역시 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연결이 어렵고, 기계적 안내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직접 전화를 걸 정도의 우려를 가진 사람이라면 여러 사항을 확인해, 신고 대상이 아니라도 선별 진료가 가능한 가까운 의료기관을 안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를 대비해, 각 보건소가 지역 소재의 지역의사회에 보건소 핫라인 연락처를 공유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 필요 시 즉시 상의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의협은 후베이성 외 중국지역을 다녀온 환자에 대해서도 폐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후베이성 방문자와 동일한 수준의 의심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사례 정의 제4판에서는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온 환자의 경우,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폐렴을 확진해야 검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폐렴 진단은 한 번의 흉부 촬영만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혈액검사·객담검사 등 보조적 검사 결과들도 참고해야 하며, 흉부 촬영 시에도 폐렴 의심 소견은 경우에 따라 심부전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번의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 방문력과 폐렴 의심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후베이성 방문자와 동일하게 의심해야 한다"고 밝힌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다음 판에서 이 기준을 개정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박종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감염병 치료와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일선 의료기관을 '문책'하기보다 행정적 지원과 함께 사기를 북돋아줄 것을 요청했다.

의협은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알리지 않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어 행정적인 문책을 거론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의협은 당시 환자의 상태는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환자 신고자 기준에 해당하지 않은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DUR이 방역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박종혁 대변인은 "현 상황에서 DUR을  이용해 해외여행력 확인은 필요하고, 협회 차원에서도 시스템 설치 및 사용을 안내하고 있다"며 "하지만, DUR은 원래 의약품 이용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며 의료기관의 의무사항 또한 아니다. 모든 책임을 의료기관에 돌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방역은 일차적으로 정부가 컨트럴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의료기관의 DUR은 틈새를 메우는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라고 밝힌 박종혁 대변인은 "의심 환자가 의료기관에 내원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1차 방역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의료기관에 대한 문책보다는 1339 우선 신고 사항 등 대국민 홍보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신 신고를 저해할 수 있는 확진 환자에 대한 비난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종혁 대변인은 "현재 확진 환자가 강남과 일산 등을 활보했다고 해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환자 입장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사회적으로 비난하는 분위기는 결국 의심 증상이 있어 스스로 1339에 연락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 연락을 꺼리게 만든다. 손가락질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치하하고, 망설임 없이 전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많은 의료인의 우려대로 폐쇄조치가 되는 의료기관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지금은 누구의 책임을 따지거나 문책할 때가 아니다. 정부, 의료기관, 국민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의협 역시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회원 및 의료기관 보호를 위한 지침을 전 회원들에게 안내했다. 의협은 최대집 회장 집무실과 임원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가동키로 했다. 의협은 수시로 기자브리핑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국민 지침 및 행동요령과 대정부 촉구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28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 숫자는 4명이다. 확진 환자를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으로 이 중 15명에 대해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며, 9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가 해제됐다.

국외에서는 15개 국가에서 모두 457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106명으로 모두 중국에서 보고됐다.

중국에서 4515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태국·홍콩에서 각 8명, 마카오 6명, 대만 5명, 싱가포르와 일본·말레이시아 각 4명,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미국 5명, 캐나다 1명의 확진자가 보고됐고 유럽에선 프랑스에서 3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오세아니아 지역인 호주에서도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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