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찾지 않아도 문득 날아오는
엽서 한 장의 반가움처럼
긴 갈기를 세우고 안겨 오는 이가 있다.
때로는 가문비나무처럼 꿋꿋하다가도
은사시나무처럼 바스스 떨고 있을
묵혀진 이름이 눈시울에 걸릴 때가 있다.
사노라면 잊힌 그들의 속삭임도
생의 그늘 속에서 삭아만 가는데
커피한잔,
안주 없는 소주 한잔으로도
눈빛만은 읽을 수 있으니
그냥
웃기만 해도 좋은 그대,
세월이 긋고 간 주름 깊은 얼굴일지라도
허름한 지갑 한 쪽에 숨겨진 사진처럼
가끔은 꺼내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이름들
▶ 대구·박언휘종합내과의원/한국문학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2012)/<문학청춘> 등단(2017)/계간지<시인시대>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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