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사전동의 요구, 이미 시작됐다?
비급여 진료 사전동의 요구, 이미 시작됐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1.1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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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MRI 건보 급여기준에 '비급여 서면 동의' 명시
의료계 "보장성 강화 빌미로 비급여 통제...불순한 의도"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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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초음파 및 MRI 급여화 과정에서 신설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비급여 서면 동의' 규정을 건건이 명시해 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는 의사-환자간 의료비 분쟁을 막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입장이나, 정부가 비급여 관리 강화 기조를 천명하고 나선데다 문케어 이전에는 없던 '생소한' 기준이다보니 의료계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여성 생식기 초음파와 의약품주입여과기를 급여화하면서, 각각의 급여기준에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하거나 급여기준을 벗어난 경우 진료의사가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한 이후 비급여로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건강보험 급여기준 내에 비급여 진료 사전 동의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말그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세부기준을 적은 것으로, 대략 이러저러한 이상소견이 확인된 경우 본인부담률 OO%로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등의 설명이 담긴다.

비급여는 논외로, 통상 '급여기준 이외에는 비급여로 한다'는 정도로 관련 규정을 둬왔다.

정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여성생식기 초음파 건강보험 <span class='searchWord'>급여기준</span>'.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 비급여로 하되, 진료의사가 충분히 그 내용을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정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여성생식기 초음파 건강보험 급여기준'.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 비급여로 하되, 진료의사가 충분히 그 내용을 설명하고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보장성 강화정책, 이른바 문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비급여 서명 동의' 규정이 명시되기 시작했다.

급여기준 상 비급여 서면 동의가 명시된 항목은 ▲하복부·비뇨기 초음파(2019년 2월 1일 시행)▲뇌·뇌혈관 MRI ▲두경부 MRI(이상 2019년 5월 1일 시행) 등 3건. 모두 대표적인 문케어 비급여 급여화 항목이다.

앞서 정부는 의학적 필요가 있는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 한다는 원칙 아래 이들 행위를 급여 또는 선별급여로 전환했고,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비급여 진료가 가능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경우 또는 급여기준을 벗어나 초음파나 MRI를 비급여로 실시할 경우에는 진료의사의 설명과 환자 서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건보 급여기준에 추가된 것이다.

올해 2월과 7월 급여전환을 앞두고 있는 여성 생식기 초음파와 의약품주입여과기 급여기준에도 동일한 내용이 명시되면서, 의학적 비급여 급여 전환시 '비급여 서면 동의'를 명문화하는 형태가 일종의 패턴으로 자리잡아 가는 모양새다.

비급여 서면동의 규정 왜 갑자기 끼어 들어갔을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학적 판단을 기준으로 하다보니 급여와 비급여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부분이 생겼고, 이것이 진료비를 둘러싼 의사-환자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비급여 진료시 환자에게 이를 설명하고 비급여 비용을 징수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비급여실태 파악과 관리강화를 위해 포석을 마련해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 정부가 최근 비급여 진료 사전동의 의무화 등 비급여 관리강화 계획을 공언한 터라, 거부감이 더욱 크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는 급여 청구와는 완전히 무관한 것"이라며 "건강보험과 관련없는 비급여 의료행위 실시 기준을,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명시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비급여 현황파악과 관리가 (규정 신설의) 목적이 아니겠느냐"고 밝힌 이 관계자는 "비급여 관리가 필요하다면 의료계를 설득하고 협의한 뒤 추진하는게 옳다. 이런 과정 없이 급여화를 빌미로, 개별 기준에 꼬리표를 달아두는 것은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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