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입원 적정성 평가 후 환류처분 법적 근거 있나?
요양병원 입원 적정성 평가 후 환류처분 법적 근거 있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0.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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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환류처분 규정한 고시 국민건강보험법 위임 근거 모호
상위 법령 규체적 위임 없이 환류 처분 부당…15곳 행정소송 제기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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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병원의 입원이 적정한지를 평가, 하위 20%를 대상으로 6개월분의 의사·간호 인력 가산금과 필요인력 산정 비용을 제외, 논란이 되고 있다.

하위 20%는 의사·간호 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가산과 필요인력(약사가 상근하고, 보건의료정보관리사·방사선사·임상병리사·물리치료사·사회복지사 중 상근자가 1명 이상인 직종이 4명 이상인 경우 일당 1710원 별도 산정) 확보에 따른 별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

요양병원 가산금 규모는 요양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총요양급여비용의 25%(150병상 규모 요양병원 기준 월평균 4억 8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요양병원이 가산금을 받지 못할 경우 폐업을 고려해야 할 만큼 사활이 걸렸다.

최근 가산금을 받지 못한 요양병원 15곳이 심평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행정소송의 쟁점은 환류 처분을 규정한 고시 조항이 어떤 법률적 근거가 있냐는 것이다.

심평원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 의한 환류 처분의 법적 근거를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7항(요양급여비용의 청구·심사·지급 등의 방법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을 들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제정한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제3편 제3부 요양병원 행위 급여목록·상대가치 점수 및 산정지침'(이하 산정지침)에 의해 환류 처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평원은 또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5항(건보공단은 심평원이 요양급여의 적정성을 평가해 건보공단에 통보하면 평가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가산하거나 감액 조정해 지급한다. 이 경우 평가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을 가산하거나 감액해 지급하는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도 법률적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소송을 낸 요양병원들은 "환류 처분의 법률적 근거가 모호해 위법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7항은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심사·지급 등의 방법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지, '침익적 행정처분'인 환류 처분의 법적 근거가 아니라는 것.

요양병원 측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이용환 변호사(법무법인 고도)는 "심평원이 요양병원 입원 급여 적정성 평가에 따라 환류 처분을 하는 근거 규정인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7항은 요양기관들이 어떻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고, 심평원과 건보공단이 요양급여청구를 어떻게 심사해 요양급여비용을 지급할 것인지에 관한 방법과 절차를 정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고시에 위임한 법률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 제7항의 위임을 받은 산정지침에 위임내용과 전혀 무관한 요양병원 입원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른 환류 처분을 규정한 것은 상위 법령의 구체적인 위임이 없는 내용을 규정한 것"이라며 "관련 법령은 요양급여비용의 청구·심사·지급 등의 방법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과 같은 '수익적 행정처분'의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라는 것임에도 이와 정반대의 '침익적 행정처분'인 환류 처분을 산정지침 내용에 임의로 포함한 것은 법령 체계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침익적 행정처분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처분이므로 법적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법률에 규정하기 어려워 하위 법령으로 위임을 하더라도 모법의 위임을 벗어난 하위법령은 법률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이 변호사는 "심평원의 환류 처분은 법률유보원칙을 지키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요양병원 입원 적정성 평가를 하면서 현장 확인을 거치지 않고 병원에서 직접 입력한 전산 자료만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요양병원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내용을 입력하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실제와 다른 내용을 입력해 적정성 평가를 좋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정직하게 내용을 입력해 하위 20%가 됐다 하더라도 의료의 질이 낮다고 단정할 수 없음에도 6개월분의 가산금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적정성 평가 자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서 법률유보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날지 지켜보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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