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예고 정부-제약계 '대립' 제약정책, 연말에 돌아보니?
연초 예고 정부-제약계 '대립' 제약정책, 연말에 돌아보니?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12.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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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대책·면역항암제 급여기준 변경·기등재의약품 재평가 등
매해 입장차 '간극' 정부-제약계…올해도 사안별 갈등 심화

해가 갈수록 제약정책에 대한 정부와 업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국민 건강보험의 지속성을 우려하는 정부의 사정과 제네릭·복합제 등 기존 사업의 유지를 원하는 국내사, 혁신신약이라 불리는 고가의 의약품을 랜딩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국적사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난히 정부와 업계가 입장 간극을 보인 이슈가 이어졌다. 앞서 <의협신문>은 지난 1월  <새해에도 맞붙는 정부-제약사…대형 제약정책 변화 예고> 기사를 보도하며 올해 이슈가 될 제약정책을 예측한 바 있다.

실제로 해당 제약정책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제약정책의 경과를 살펴봤다

공동생동-약가 연계 골자 '제네릭 종합대책' 발표…제약계 안도감 속 반발

발사르탄 사태가 군불을 지핀 제네릭 종합대책은 연초 제약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제약계도 제네릭 산업구조 개편 필요성은 인정하는 부분이었지만, 한때 일괄약가 인하까지 거론되면서 우려가 컸다.

3월 보건복지부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의 핵심은 동일성분·동일가격 원칙을 접고 조건에 따른 계단식 약가를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생동) 시험 여부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여부,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할 경우 오리지널 최초 등재 보험상한가의 53.55%로 산정되며 하나를 채우지 못할 경우 45.52%, 둘 다 충족하지 못하면 38.69%로 책정되는 것.

자체 생동 인정기준은 제약사가 단독으로 실시하거나, 공동 생동 시 주관 업체인 경우로 한정했다.

또 건강보험 등재 순서에 따라 21번째 동일성분 제품부터는 20번째까지 등재된 최저가 제품의 85%로 약가가 매겨진다. 기존 20개 제품 모두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했을 경우 45.52%가 되는 방식이다.

이는 2월 식약처가 먼저 발표한 공동생동 단계적 폐지 계획과 함께 제네릭 종합대책의 큰 틀이 됐다.

하반기에는 제네릭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개량신약에 대한 약가 가산제도 기간 단축이 이슈가 됐다. 장기 연장이 가능했던 기존 제도를 개편한 것.

제약계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의 세계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실제 적용이 예상되는 제네릭 대책이 제네릭, 복합제 일변도의 국내 제약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면역항암제 급여기준 변경, 여전히 '안개속'…제약사, 정부안 거절

면역항암제는 암 환자의 장기 생존 가능성을 끌어올린 혁신적인 의약품이다. 하지만 낮은 반응률과 적응증 확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기존 급여체계의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다국적제약사 측에 급여기준을 일괄 적용에서 반응률로 변경하는 안을 제시했다. 심평원 암질심 역시 이에 대한 논의 이후 급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 안은 반응률에 따라 약제비 부담을 정부와 회사 측이 나누는 방식이다. 허가사항에 따라 면역항암제를 투여하고 반응 여부에 따라 건보재정, 혹은 제약사가 약제비를 부담하는 것.

이에 따라 면역항암제 보유 업체는 정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오노약품공업·BMS는 조기에 이 조건을 거절했다.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MSD 또한 2차에 걸친 협의 끝에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기존 급여방식이 회사 측에 이익이라는 결론이다. 면역항암제 급여권 진입에 대한 실마리는 다시 엉켰다. 환자들에게 피해는 돌아가고 있다.

다만 후발주자인 로슈의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은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급여화의 물살을 탔다. 오노약품공업과 MSD의 선택으로 급여화가 지연되고 있는 반증이다.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초반 RWE 반영 이슈서 '콜린알포세레이트'까지

지난해 말 정부 연구용역으로 진행한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RWE(Real World Evidence)를 통한 의약품 재평가 제도 연구결과'는 다국적제약계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신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등재 신약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보험상한가 인하, 적응증 변경, 급여 퇴출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정부 측 생각이었다.

다국적제약계는 새로운 재평가 기전이 제약사를 옥죄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정작 기등재의약품 재평가에 대한 문제가 먼저 불거진 곳은 신약을 다루는 다국적제약계가 아니었다.

4월 정부는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제약계의 이목은 기등재 약제의 재평가 기전에 쏠렸다. 유용성이 떨어지는 의약품을 재평가해 보험상한가, 급여 퇴출 등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RWE를 통한 재평가의 경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RWE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을 비롯 근본적 문제 지적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제도 전체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의협신문>과 만난 정부 관계자는 최소 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런데 문헌을 통한 재평가는 양상이 다르다. 곧바로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는 시작됐다.

지난달 100곳에 달하는 제약사가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관심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지위 유지 여부로 쏠린다. 식약처가 허가사항을 유지하더라도 급여 퇴출 혹은 급여기준 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

이달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품 사후평가 기준 및 방법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8개국(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캐나다) 허가 및 급여 현황을 평가 기준 중 가장 먼저 제시한 바 있다.

원개발국인 이탈리아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국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로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가 의약품 사후평가의 시범사업 격이 될 수 있다"며 "내년 6월 제도 시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행상황에 따라 조기 시행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로 시작된 문헌을 통한 기등재의약품 재평가가 내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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