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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의학 진전 어디까지 이끌까
3D 프린팅…의학 진전 어디까지 이끌까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12.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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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전달 의학교육·수술 효율 제공 시간 단축·가상현실 적용 인지도 높여
"엑스레이 한 장으로 장기모델 구현…영상의학 영역 확장 건강정보 담길 것"

이미지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미래의학은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그 중심에 3D 프린팅이 있다. 환자의 다양한 의료영상들에 새로운 이미징 기술을 접목시켜 워크플로우 안에서 의료진이 선택적으로 쓰고 싶은 기술을 쓸 수 있도록 돕는다. 의학교육에서는 효용성과 학습전달력을 높이고, 수술에도 도입돼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미세분야 수술에도 도움을 준다. 영상의학 영역에서는 질병 유무 판독에서 확장돼 환자에게 종합적인 건강정보를 건넬 수 있는 상황까지 예견하고 있다.

최근 메디컬아이피의 인공지능(AI)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 '메딥'(MEDIP)이 미국 FDA Class II 인증을 획득했다. AI 의료영상 분석 기업으로는 국내 처음이며, 의료용 3D 프린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벨기에 Materialize·미국 3D Systems에 이은 세계 세 번째 사례다.

메딥은 CT·MRI 등 환자 의료영상을 기계학습과 딥러닝 기술을 통해 실시간 분할·분석해 의료진의 판독·진료·수술 계획 수립 등에 도움을 주는 AI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 실제 장기를 3D 프린팅으로 출력해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과 수술 계획 등에 활용할 수 있다.

12일 열린 메디컬아이피 기술세미나에서는 '외과수술의 미래'를 주제로 메딥이 미래 의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먼저 최형진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내과·해부학)은 '의사 과학자가 본 3D 기술의 현재와 미래' 강연을 통해 해부학 교육 현장에서의 진전된 흐름을 소개했다.

최 교수는 의학교육의 새로운 방향으로 "내가 경험해 본 것을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말, 글을 통해 교육 목적을 이루던 현재까지와는 달리 교수자의 경험을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3D프린팅이 이용된다.

최 교수는 "해부학 실습에서 단면으로 제시된 교육 자료만으로 접근하던 때와 달리 3D 프린팅을 통해 3차원 공간속 가상현실을 구현하고, 장기별 입체적인 영상을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CT·MRI 영상을 3차원적 이미지로 만들면 시간·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현재는 가상·증강 현실을 기반한 해부학 교육이 전반적으로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뇌·심장·허파 등에 대한 3D모델링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몸에서 심장이 단순히 왼쪽에 있는 게 아니라 옆에서 봤을 때 약간 앞쪽, 왼쪽에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심장모형을 만들어 직접 만지면서 어떤 혈관이 막혔는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최 교수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해부학교육의 장점은 직접 만져보면서 직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암기식 의학교육에서 탈피해 어떻게 하면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12일 기술세미나를 통해 '외과수술의 미래'를 주제로 <span class='searchWord'>인공지능</span>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 '메딥'이 미래 의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12일 기술세미나를 통해 '외과수술의 미래'를 주제로 인공지능 의료영상 분석 솔루션 '메딥'이 미래 의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상 영역에서 3D프린팅의 활용성에 대한 진단도 이어졌다.

변석수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는 '신장암의 로봇 부분 신절제술에서 3D 모델의 유효성'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에서 수술시간 단축과 신장 부분 절제에 대한 효용성을 강조했다.

신장에는 굵은 혈관들이 있어서 수술 때 대량 출혈로 인한 위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최근에는 신기능을 살리는 부분절제수술 위주로 진행되지만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보다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 교수는 "부분신장적출술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해 신장전체 제거술보다 10배는 더 힘들다"며 "신장에 대한 3D프린팅 모델을 통해 복잡한 신장암에서도 수술 시간을 20%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장암 수술에서 3D 모델링이 의미를 더한 것은 영상 왜곡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T 영상은 바로 누워서 촬영하지만 신장 수술은 옆으로 누워서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때 이미지상 장기 왜곡이 생길 수 있다.

변 교수는 "3D프린팅 모델링을 이용하면 이미지 왜곡을 줄이고 종양 위치 확인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며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에서는 3D프린팅 모델링을 이용한 수술이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가상·증강현실은 3D프린팅과 어떻게 접목하고 있을까.

윤순호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는 '인공지능 기술과 VR/AR, 3D 프린팅의 만남' 발제를 통해 앞으로 의료 영역에서 3D프린팅 이용은 더욱 세분화 다양화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D 프린팅은 의료영상 구현-장기분할(세그멘테이션)-3D 모델링(랜더링)-3D 프린팅 등 네 단계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장기분할이 가장 어렵다. 의학지식을 갖춰야 하고, 분할에 적합한 툴이 있어야 하며, 의료 영상의 질이 조금만 떨어져도 분할이 쉽지 않다.

윤 교수는 "수술전 환자에게 수술동의를 받으면서 3D 프린팅을 보여주면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하나의 3D 프린팅을 만드는 데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처음엔 13일이 걸렸다. 의미는 있었지만 지난한 과정이었다. 너무 힘들었다"며 "그러나 올해 하반기 부터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메딥이 개발되면서 불과 수십 초 만에 장기분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딥을 통해 장기분할이 쉬워지면서 굳이 3D 프린팅까지 하지 않고 가상·증강 현실을 이용해 환자에게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분할 결과를 소프트웨어가 깔린 컴퓨터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젠 관련 링크에 휴대폰·태블릿·가정PC 등을 통해 접속하면 바로 알 수 있다"며 "링크를 통해 분할 정도를 확인하고 결과에 대해 글을 삽입하고 수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자가 입원해서 수술받고 퇴원할 때까지 전 과정을 가상현실을 통해 접할 수 있다. 환자는 자신의 종양 크기·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입원전에 확인할 수도 있다.

또 간암·동정맥 혈관기형 진단에도 3D프린팅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윤 교수는 "수술에 필요한 정확한 해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며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 역시 상호 보완적으로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발된 전신 CT에서 자동분할 딥러닝 앱은 1분 정도 실행 후 피부·지방·근육·내부 장기 정보를 98% 정확도로 나타낸다.

윤 교수는 "엑스레이 한 장으로 다양한 장기 모델 구현이 가능해졌다"며 "각종 질환을 발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개발되고 질병에 대한 정량화된 정보 전달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영상의학과에서 판독 전에 장기분할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영상의학과에서는 단순히 질병 유무를 판단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종 건강정보까지 결합한 치료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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