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수버네이드 임상검증없이 제조·판매 안돼"
감사원, "수버네이드 임상검증없이 제조·판매 안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2.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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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자율 판단으로 제조·출시하도록 한 '식품규격기준' 문제 지적
"임상적 유효성 등 과학적 검증 거쳐 제조기준 마련" 식약처에 통보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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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알츠하이머 환자용 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한독의 '수버네이드'가 업체 자율로 제조·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감사원이 판단했다.

감사원은 최근 특수의료용도등식품 정의에 부합하는 질환에 대해 임상적 유효성 등 과학적 검증을 거쳐 해당 특수의료용도등식품의 제조·가공기준을 추가 마련하라는 내용의 감사보고서(특수의료용도식품 관련 감사제보사항)를 공개하고, 후속 조치할 것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렸다.

의료식품은 특수용도식품의 한 유형으로 제조·가공기준을 새로 마련할 때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임상적 유용성 등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런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오히려 업체 자율에 맡겼다.

식약처는 다양한 의료식품이 유통될 수 있게 한다는 명분으로 2016년 12월 29일 특정 질환과 관련된 의료식품의 '식품규격기준'을 개정하면서 당뇨환자용식품 등 6개 유형의 의료식품을 질환 등의 구분 없이 '환자용 식품'으로 통합했다.

이와 함께 '특정 환자에게 적합하도록 의사 등과 상의해 환자맞춤형으로 제조·가공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신설·추가함으로써 의료식품 제조업자가 업체 자율로 의사 등과 상의하기만 하면 임상적 유효성 충족 여부 등에 대한 검증 없이 기존 및 신규 의료식품을 제조·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2016년 12월 22일 '식품표시기준'을 개정하면서 임상적 유효성 등을 알 수 없는 제품뿐만 아니라 의료식품 정의에 부합하는 질환인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신규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의료식품까지 'OO(질병명, 장애 등) 환자의 영양조절을 위한 식품'으로 표시·광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기준에 따라 한독은 새로운 유형의 의료식품으로 '수버네이드'를 출시해 현재까지(2019년 4월 24일 감사 중인 현재)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알츠하이머' 환자의 영양공급을 위한 특수의료용도등식품으로 표시·광고하면서 판매했다.

감사원은 "이런 제조·가공기준에 따라 제조된 제품과 업체 자율로 판단해 기준과 달리 제조된 제품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의료식품 유형에 없던 신규 질환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유형의 의료식품의 경우 그 질환이 생리적으로 특별히 다른 영양요구량이 있어야 하는 질환인지 아닌지가 먼저 확정돼야 함에도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어떠한 검증 절차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이 또한 업체 자율로 판단하도록 해 신규 질환을 대상으로 한 의료식품을 제조·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꼬집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경증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의료식품으로 시판되고 있던 것을 문제 삼아 경고하는 등 경증알츠하이머 질환은 의료식품 정의에 부합하는 질환이 아님을 공식화했다.

또 국내 특수용도식품 표시·광고 자율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서도 경증알츠하이머의 명확한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특정 영양성분 섭취를 통해 이를 치료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버네이드의 표시·광고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특수의료용도등식품 정의에 부합하는 질환에 대해 임상적 유효성 등 과학적 검증을 거쳐 해당 특수의료용도등식품의 제조·가공기준을 추가로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식약처 심사 등을 거치면 새로운 유형의 제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개별평가형 특수의료용도등식품 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제조·가공기준을 따르거나 식약처 심사 등을 거쳐 출시된 제품에만 관련 질환명을 표시할 수 있도록 '식품의 기준 및 규격' 등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감사원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일부 제조·가공기준 제시가 가능한 질환에 대해서는 제조·가공기준을 추가 마련하고, 새로운 유형의 의료식품을 제조하고자 하는 경우 의료전문가 또는 임상 영양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 등을 통해 질환별 영양 요구에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조·가공 및 관련 질환명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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