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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규제 중심 정책 추진' 의료현장 수용성 떨어져
'일방·규제 중심 정책 추진' 의료현장 수용성 떨어져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12.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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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보건의료정책 수립 앞서 전문가 사전 참여·협의 보장해야"
소비자 "환자와 사전협의 중요"...정부 "의료계 공공의료 역량 높이길"
4일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대한의사협회 주관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다. ⓒ의협신문
4일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주최, 대한의사협회 주관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와 정부, 의료소비자가 국회에 모여 의료현장에서 잘 수용되고 있는지,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정책 수립을 위한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관해 토론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이고 규제 중심의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집행 행태를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의료소비자단체는 의료계가 정부와 협의에 앞서 의료소비자 단체와 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의료계가 보건의료의 공익적 측면, 공공의료에 대한 인식, 역량을 갖춰달라고 요청했다.

4일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다.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보건의료정책에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제도적인 개선책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보건의료정책 수립·집행 과정에서의 신중하고 합리적 접근을 당부했다.

"지금까지 보건의료 분야의 여러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주체가 돼야 할 의료계 또는 의료전문가의 견해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 최대집 의협 회장은 "효율적 진료환경 구축에 필요한 보건의료정책 수립의 과정에서 정부-여당 및 의료계의 협력과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길 바란다"면서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인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의견이나 입장을 충분히 반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발제를 맡은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전문위원은 "의협이 자유한국당과 정책연대까지 체결했는데, 여당과는 연대가 부족하다는 인식, 여당과의 틈을 줄이고 싶은 갈증이 있는 것 같다"면서 "책임정치 차원에서 정부 정책 발굴, 기획, 추진 그리고 정부와 여당의 다양한 정책 합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료계 입장에서 정치적 중재자인 여당과의 소통 확대 기회를  잡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정부의 고착화된 관료주의에 의한 처벌, 관리(규제) 중심의 정책 추진, 국회의 보건의료 전문성 부족 등 성토했다. 이어 의료계의 정책 결정·추진 과정 참여 부족 개선, 의사의 근로자로서의 인식 전환과 기본권 인정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현재 보건의료정책은 주기적·반복적으로 부상하는 '숨바꼭질' 정책이 대부분이며, 보건의료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를 대신할 제3자조합 구성·운영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덕선 소장은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보건의료에 대한 이념적 합의 및 정리 ▲거번넌스 공유 ▲다양한 비정부 공공전문기구 설립과 육성 ▲의료정책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 ▲의사단체 노동권 보장과 비민주적 법안 폐지(불공정 공정거래법, 업무명령 개시 등) ▲의료의 형사 범죄화 및 형사처벌, 환자의 의무와 의료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꼽았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진규 의협 기획이사는 "건보재정 지출을 줄이면서 보장률을 높이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정부의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재원을 도입하고,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기적으로 건보 보장성 강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정책 추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총선기획단은 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주최했다. ⓒ의협신문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교실)는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의 상황이 현행 보건의료정책을 수립·집행 행태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가 정한 재정 범위, 건보료율의 한계 속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이 약속한 혜택을 국민에게 주는 묘수를 짜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원인"이라며 "그런 보건복지부를 관변 학자들이 도와 불합리하고 관리 위주의 정책을 펴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런 불합리한 강제협상의 상황이 반복되면서 의료왜곡이 심화했다. 정치권력은 양질의 의료를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에게 공급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과도한 규제, 비합리한 정책이 출현한다. 현재로선 의료 분야의 증폭되는 규제 양상 구조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의료보장 확대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서는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고 의사의 일차 '게이트키퍼' 역할을 사회가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대용 소비자모임 회장은 의료계와 의료소비자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의료계가 정부와 협의 전에 의료소비자와 소통해서 해결책을 마련한 후 정부와 협의해야 의료계가 원하는 목표 달성이 쉬워진다. 또한 정부 주도 규제가 완화되거나 없어진다"면서 "보건의료정책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민간중심 자율규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의료계의 자기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료계 스스로 공익과 공공의료에 대한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전문가집단으로서 의료계가 좀 더 공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식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손호준 과장은 "그 과정에서 정부 역할이 있다면 협력하겠다. 전문가평가제, 면허관리 문제 등이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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