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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결국 '전문약사' 법제화?…약료 확대 불보듯
결국 '전문약사' 법제화?…약료 확대 불보듯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11.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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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 법안심사소위 전문약사 법안 3년후 시행 의결
환자 안전·전문성 강화 내세우지만 속내는 모든 약사 전문약사화

20대 국회 내 전문약사 법제화를 공언해온 약사회가 숙원 해결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전문약사의 환자상태 평가와 약물치료 계획 수립 등을 통한 약료서비스 확대를 주장해 온 약사회 입장을 감안하면 의료계와의 갈등은 불가피하게 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문약사 법제화 법안을 3년 뒤 시행을 전제로 통과시켰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칠 경우 현재 한국병원약사회가 자격을 부여하는 전문약사는 국가자격으로 인정받게 된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취임 이후 전문약사 자격인정 법제화를 중점 6대 법안에 포함시키고 정치권 접촉을 지속해 왔다. 약사회가 내세운 이유는 환자 안전과 전문성 강화다. 그러나 약계 인사들은 공공연히 전문약사는 병원약사로 한정하기보다는 모든 약사를 대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약사직능 개선을 통한 약료서비스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약계에서는 전문약사 도입 당위성에 대해 질병 양상의 복잡화, 약물 치료요법 변화·고도화에 따라 환자중심 전문적인 약료서비스가 요구되고 있고, 약사 역할 역시 조제 중심에서 임상 중심으로 변하면서 전문화된 약물치료계획 수립을 통해 치료기간 단축과 치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계가 표방하는 전문약사의 역할은 의료법상 환자상태를 평가하고 약물치료 주체인 의사 영역을 침범한다.

병원약사회는 지난 2008년 6월 전문약사제도 운영규정을 제정했으며, 2010년 첫 전문약사 자격시험을 실시했다. 시행 초에는 중환자·장기이식·심혈관계·내분비·영양·종양 약료 등 6개 분야를 대상으로 했으며, 이후 소아약료(2014)·감염·의약정보(2016)·노인약료(2017)를 추가해 총 10개 분야에 824명의 전문약사를 배출했다. 전체 약사 3만 7837명 가운데 전문약사(824명)는 2.2%에 그치지만, 병원약사(4690명) 중에는 17.6%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약사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685명)·종합병원(138명)에 근무하고 있으며, 80% 이상이 수도권 병원에 편중돼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문약사 법제화 법안을 3년 뒤 시행을 전제로 통과시켰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칠 경우 현재 한국병원역사회가 자격을 부여하는 전문약사는 국가자격으로 인정받게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문약사 법제화 법안을 3년 뒤 시행을 전제로 통과시켰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거칠 경우 현재 한국병원역사회가 자격을 부여하는 전문약사는 국가자격으로 인정받게 된다.

의료계에서도 중환자 치료 다학제팀으로서의 전문약사 역할은 인정하고 있다. 중환자 전문약사는 약물의 적응증 및 용량 적절성, 약물상호작용, 알레르기 등에 검토와 약물의 효과 및 약물 부작용 발생 여부 모니터링, 약품정보 제공, 적절한 정맥영양수액 공급 , 약동학적 모니터링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중환자 진료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약사의 조언과 치료목표에 맞게 조절하는 역할은 중환자실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중환자실에서는 다학제 회진이 강조되는 추세이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증평가에서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전문약사제도를 시행중인 미국이나 일본 역시 다학제팀 역할 중심이다.

1978년 전문약사를 도입한 미국은 핵의학·영양유지·약물요법·정신과학·종양학·외래·중환자치료·소과과학·심장병·감염성 노인질환·복합살균제 영역을 대상으로 운용중이며, 올해 중 배합제·무균조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12개 영역 전문약사는 임상환경에 따른 팀협력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체 약사(26만 9900명) 가운데 병원약사는 7만 2000명(26.7%)이며, 15.4%(4만 1640명)가 전문약사다.

일본은 일본병원약사회 중심으로 2008년부터 종양·감염제어·정신과·HIV감염·임산부 및 수유전문·영양서포트 등 6개 영역에 대해 전문약사제도를 시행중이다. 전체 약사(28만 52명) 중 15.7%(4만 3868명)를 차지한다.

그러나 약사회 의도처럼 전문약사가 전체 약사를 대상으로 확대되면 각 전문 분야에 대해 약료를 공식화하고 이를 통한 건강보험 수가 책정 요구가 예견된다. 약계가 병원약사 수가체계 재설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의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병원약사 전문자격이 개국가까지 번져나간 뒤 수가 반영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등 비판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약사회가 추진하는 전문약사 법제화 방안에 따르면 전문약사는 전공분야별 전공실습(480)·약물치료학(140)·전문분야별 전공이론(80)·임상약학연구(54)·전문약사의 역할 및 정책(6) 등 총 76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의 적절성 검토와 함께 자격 유지보수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약사 법제화가 의료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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