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코앞, 현장은 여전히 혼란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코앞, 현장은 여전히 혼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19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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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중심 수가 아닌 환자중심 수가 개선…신분 불안 해결도 과제
'입원의학' 학문적 근거 마련 및 주말·야간근무 수가 보상도 필요
(사진제공 : 서울아산병원)
(사진제공 : 서울아산병원)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공고를 내면서 임금을 2억 5000만원 제시했다. 그러나 병원의 파격적인 조건에도 선뜻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겠다는 의사가 없다.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본 사업이 내년 4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수도권 병원 일부를 제외한 지역 병원들은 여전히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들이 계약직이라는 신분 불안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 근무를 회피하고, 주말 및 야간 근무에 대한 부담감,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장래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많은 병원이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고려하고 있어 본 사업을 앞두고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 그리고 입원전담전문의의 병원 내 정체성 확립, 그리고 부족한 수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입원전담전문의는 총 142명이 시범사업에 등록해 활동 중이며, 32개 기관, 53개 병동에서 약 2200여 병상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오는 2020년 4월 본사업이 시행될 때까지 지속한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내과·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신경외과·신경과·소아청소년과·비뇨의학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정형외과·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전담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시범사업 당시 수가 수준은 전문의 인건비의 약 70% 수준이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낮은 수가 수준으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이 전문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면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 지원금' 명목의 정책 수가가 추가됐다.

2016년 9월부터 정부 주도로 진행된 3년간의 시범사업 평가 결과에서는 환자 만족도가 대조군 환자보다 1.27∼3.24배 높았으며, 간호사의 경우 항목별로 4배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인하대병원의 단일 기관 평가에서도 환자 만족도가 높았고, 재원 기간도 일반 환자와 비교해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입원전담전문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려면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예방의학과·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는 시범사업 운영 수가 모형의 경직성을 지적하면서 수가 구조를 병동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병동 단위의 운영에서 50병상을 기준으로 해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수에 따라 수가를 책정했는데, 해당 병상을 충분히 운영하지 못하면 수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구조 때문.

장 교수는 "환자 중심의 수가 구조를 만들면 운영 병상 수나 중증도에 따른 관리 환자의 수에 따라 보상 수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가 수준은 투입되는 전문의 인력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그 수준이 고려됐는데, 실제 운영에서는 휴가나 공휴일의 운영을 포함해 평균 수준의 근로환경을 형성하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를 고려한 수가 보상이 본사업에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전문의 직군은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등 많은 행정력이 필요한 제도이므로 보건복지부 내에 제도관리를 주 업무로 하는 부서를 두고, 현재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협의체 형태를 모체로 하는 위원회를 두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환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과)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병동 운영모델로 '일반 병동 모델', '단기입원 병동 모델', '통합관리 병동 모델'을 제시하면서 병원의 특성에 맞게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 문제점으로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역할과 책임 ▲시범사업에서 오는 불투명한 미래 ▲계약직으로 인한 직업의 불안정성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는 병원들이 대부분 대학병원 이상으로 인한 높은 중증도에 따른 극도의 피로도 ▲주말 및 야간 근무에 대한 불충분한 수가체계를 들었다.

김 교수는 "정부는 2020년 내과 3년제와 4년제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배출되는 해이기 때문에 본사업에서는 중증도, 주말, 야간 근무를 반영한 수가체계의 개편을 해 많은 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회·병원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의 명확한 역할 정립과 책임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를 통해 자체적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 마련 및 '입원 의학'이라는 과정으로 나가기 위한 학문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주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외과)는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은 수술 전후 관리와 입원 환자에 대한 전문 일차진료"라고 밝히면서 "과거 외과 입원환자의 진료가 '집도의·전공의' 중심에서 점차 '집도의·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중심으로 그 축이 옮겨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수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력 필요 ▲복잡한 상처 등에 대한 관리 능력 ▲응급상황 대처 능력 ▲외과 환자의 영양 관리 능력 ▲전공의 교육 역량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혜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종합내과·입원전담진료센터)는 "병원마다 독립된 업무의 범위,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단순히 전공의를 대체하는 진료 인력으로 보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호스피탈리스트 인증제도를 통해 신분과 자격의 안정화를 위해 학회·병원·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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