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분당서울대병원 용역직 근로자 총파업…도대체 무슨 일이?
분당서울대병원 용역직 근로자 총파업…도대체 무슨 일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13 18:40
  • 댓글 8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위차량 인도 점거, 환자들 도로로 내몰려...이동 동선 막기도
병원·환자에게 위력 행사…의협 ,14일 대검찰청 '진료 방해' 고발
(사진) 1. 시위차량과 용역노조원들이 병원 앞 인도를 점거해 환자들이 도로로 내몰린 상황.
시위 차량과 용역직 근로자들이 병원 앞 인도를 점거, 환자들이 도로로 내몰리고 있다(사진=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용역직 근로자 파업 과정에서 시위 차량과 노조원들이 병원 앞 인도를 점거, 환자가 도로로 내몰렸다. 이들 노조원들은 환자들이 이동하는 원내에 돗자리를 배치, 진료를 방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앰뷸런스와 환자·보호자 차량이 지나가는 동선에 시위 차량을 진입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병원 직원을 밀치거나 위협하고, 병원 어린이집이 위치한 행정동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단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용역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 분당서울대병원분회는 노·사 간 정규직 전환 협의 중인 지난 11월 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용역업체 직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사 및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 전반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및 '채용 비리 방지 추가 지침' 등 공정한 채용 절차에 따라 제한 경쟁, 채용 절차 간소화 등 기존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절충안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용역직 노조는 병원측이 제시한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현재 근무 중인 직원 전원을 무조건적인 고용승계 방식으로 전환 채용할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사진) 2. 용역직 노조가 원내 환자 이동 동선에 돗자리를 배치해 진료를 방해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용역직 노조가 원내 환자들이 이동하는 동선에 돗자리를 배치, 진료를 방해하고 있다(사진=분당서울대병원).

용역직 노조는 "탈락자 없는 전환 채용 및 고령친화직종 고용보장이 없을 시 무기한 파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서울대병원 본원이 대상자 전원을 전환 채용 방식에 의해 직접 고용했음에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직접 고용·자회사 설명회'를 노사 합의없이 기습적으로 시도하려 했다"며 "업체 소장 등 관리자를 통해 지속해서 자회사로 가지 않으면 잘린다고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병원 측은 문제 해결은 커녕 상황을 파국으로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대상자 전체 직종에 대한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합의, 탈락자 없는 전환방식의 채용 절차 수용, 고령 친화 직종에 대한 고용보장 대책 제시로 파업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용역직 노조의 전면 파업에 따라 병원 내 환경미화, 환자이송, 병동 보조 등의 업무에 공백이 발생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근무자 투입, 사무 및 행정 분야 근로자의 업무 지원 등 동원 가능한 방법을 모두 이용해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용역직 노조는 환자의 안정과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해야 할 병원에서 출입구와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계속함으로써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와 의료진들의 이동을 어렵게 하고, 정상적인 진료를 방해했다"면서 "병원 용역업체 근로자 신분이 아닌 민주노총 소속 외부인을 영입해 시위의 규모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는 2017년 7월 20일 이후 입사자는 제한경쟁이 아닌 공개 경쟁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함에도 탈락자 없는 전환 채용만을 요구하며 협의를 거부하고 기약 없는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환자를 불편하게 하고, 병원 직원을 밀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단체 시위가 과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병원은 채용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해 국민의 신뢰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 이 관계자는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채용 비리 방지 추가 지침을 위배할 수 없으므로 현재 용역 노조에서 요구하는 채용방식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가이드라인(2017.7.20.) 및 채용 비리 방지 추가지침(2018.11.1.)을 요약하면 ▲공정 채용이 보다 요구되는 업무는 경쟁 방식에 의한 채용 ▲제한경쟁, 가점부여 등 일정 부문 비정규직 보호도 병행 ▲2017년 7월 20일 이후 채용된 자는 원칙적으로 전환 대상자가 아니므로 공개 경쟁 등 보다 엄격 채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 기존 근무자 중 2017년 7월 20일 이전 근무자에 대한 제한경쟁 채용은 물론, 이후에 근무를 시작한 근로자에 대해서도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안을 제시했으나, 무조건 전환 채용 외에는 모두 거부해 지부 측과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병원 노조원들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범위를 벗어나 병원 및 환자에게 위력을 행사하며 진료를 방해했다고 판단, 14일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키로 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