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 진료 청구못한 영상의학 개원가 '희소식'
자보 진료 청구못한 영상의학 개원가 '희소식'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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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입원환자 영상진단 의뢰받은 의원들 보험사에 진료수가 직접 청구 길 열려
법원 "심사평가원에 청구하고 '심사거부' 받은 후 보험사 직접청구 가능" 판단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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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의원이 다른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를 의뢰받은 교통사고 입원환자에 대한 영상진단 진료수가를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단,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기 전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수가 지급 청구를 하고, '심사 취소' 또는 '심사 불능'이라는 판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 심평원 청구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보험회사로부터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받을 수 없다.

영상의학과의원들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입원진료를 받고 있는 교통사고환자를 의뢰받아 영상진단을 한 경우 직접 보험회사에 진료수가를 청구했다.

보험회사는 자체적으로 적합 여부를 심사해 진료수가를 지급하거나 진료수가분쟁심의회의 분쟁 조정 절차를 거치는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제12조의2)이 개정되면서 2012년 8월 23일부터 보험회사 등은 진료수가의 심사·조정 업무 등을 대통령으로 정하는 전문심사기관인 심평원에 위탁할 수 있게 됐다. 즉,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심평원에 청구한 뒤 심사 결정액이 나오면 이를 보험회사에 청구하도록 바뀐 것.

문제는 심평원이 2013년 6월 4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청구서·명세서 세부 작성요령 공고(제2013-85호)'를 하면서 다른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를 의뢰받아 영상진단을 한 영상의학과의원들의 진료수가 지급 청구 심사를 거부하면서 불거졌다.

이창석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장
이창석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장

"심사평가원의 이상한 '공고' 때문에 자보수가 청구도 못해"
심평원은 이 '공고'를 통해 '타 의료기관에 진료를 의뢰한 의료기관에서 청구한다'고 규정했다. 

즉, 영상의학과의원에 진료를 의뢰한 경우 교통사고 입원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청구해 지급받은 후 의뢰한 의료기관에 돌려주도록 한 것.

하지만 전체 진료비를 의료기관의 수입으로 계산, 세금을 부과하자 심평원에 영상의학과의원의 의뢰 수가를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수많은 영상의학과의원이 교통사고 의뢰환자에게 영상진단을 하고도 진료수가를 지급받지 못하면서 적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다.

'공고' 이후 심평원은 진료를 의뢰한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영상의학과의원에서 진료수가를 청구한 경우 심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창석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장은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에서 영상의학과의원에서 실시한 진료수가를 청구하지 않자, 직접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심평원은 영상의학과의원들이 '진료수가 명세서 작성요령 공고'에서 정한 청구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 불능·심사 취소 등으로 결정하고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상의학과 의사들, 보험회사 상대 진료수가 지급 소송
13곳의 영상의학과의원(원고)들이 부당함을 호소하며 16곳의 보험회사와 버스·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피고) 등을 상대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영상의학과의원들은 1심(인천지방법원)과 2심(서울고등법원) 재판에서 "심평원의 공고 때문에 환자를 진료하고도 진료수가를 청구하지 못해 손해가 크다"며 "보험회사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영상의학과의원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들은 "원고들이 진료수가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심평원에 지급을 청구해야 하고, 피고들에 대한 직접 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다른 의료기관으로부터 입원환자의 진료를 의뢰받아 교통사고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진료수가를 지급받기 위해서는 심평원에 지급 을 청구해야 한다"면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 심사·조정 업무를 심평원에 위탁한 점을 들었다.

다만 "심평원의 심사 거부로 그 이후의 지급 청구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보험회사 등에 직접 진료수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심평원에 대한 지급 청구 절차없이 곧바로 보험회사 등에 그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정용환 변호사(법무법인 해동)
정용환 변호사(법무법인 해동)

서울고법, '심사불능' 받은 후 보험사 직접 청구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심평원의 심사 결정이 있는 청구 부분에 대해 "심사 결정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고 지적했다. 심평원에 대한 청구를 거친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심평원에 진료수가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심사 취소·심사 불능 등의 결정으로 진료수가를 받지 못한 청구 건에 대해 원고들의 청구액 및 지연손해금을 보험회사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교통사고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이 먼저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청구했으나 심사를 거부당해 이후의 지급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경우에는 직접 보험회사 등에 대해 진료수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면서 절차를 거치면 직접 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심평원에 교통사고환자 진료에 따른 진료수가의 지급을 청구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면 법령에서 정한 지급 요건을 갖추지 못한 청구에 해당하므로 보험회사에 진료수가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맡은 정용환 변호사(법무법인 해동)는 "서울고등법원은 의료기관이 교통사고환자를 진료한 다음 심평원에 대해 진료수가 청구를 한 이상 보험회사로부터 진료수가를 지급받기 위한 법정 요건은 모두 갖췄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평원장이 청구서 작성에 관한 세부요령을 정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의료기관의 진료수가 청구권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위임받은 범위를 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면 "이 사건 '공고'는 법률의 근거 없이 해당 의료기관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심평원 '공고' 때문에 영상의학과 의사들만 피해…개선 시급
정용환 변호사는 "진료수가 청구권은 교통사고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의 보험회사 등에 대한 권리로서 자동차손배법에서 인정한 것임에도, 이 사건 '공고' 때문에 그동안 많은 영상의학과의원은 진료수가를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공고' 상위법을 보면, 청구권자 속에 해당 의료기관이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청구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한 정 변호사는 "의뢰받은 환자를 직접 진료한 의료기관이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심평원장이 박탈했다"면서 "심평원장이 명백히 문제가 있는 '공고'를 만들어 영상의학과의원이 손해를 봤다"면서 "심평원은 '공고'를 개정해 직접 청구가 가능하도록 원래대로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현행 자동차보험 심사는 건강보험과 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하고 있다. 입원환자 진료를 의뢰받은 영상의학과의원은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없다"면서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진료수가를 받기 위해서는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청구하고, '심사 불능'을 받은 다음 보험회사에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 자동차보험 심사를 심평원이 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에 법이 개정될 때까지는 심평원을 거친 다음 보험사에 진료수가를 청구해 비용을 지급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대법원, 서울고법 결정 뒤집기 어려워…관련 법 제도 개선 과제
한편, 자보회사 16곳 가운데 한 곳이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는 대법원에서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뒤집히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창석 회장은 "의료기관이 다른 의료기관으로부터 진료 위탁을 받아 진료했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심평가에 진료수가 지급청구를 할 수 없고, 보험회사를 상대로 진료수가의 지급도 구할 수 없다면 의료기관으로서는 진료비용을 지급받지 못하는 부당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면서 "하루 빨리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의학과의원이나 병원들은 몇 년 동안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청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이 회장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대로 심평원에 진료수가를 지급해 달라고 청구하고, '심사 불능'을 결정받으면 그것을 근거로 보험회사에 진료수가를 직접 청구해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법률>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의2(업무의 위탁)
보험회사 등은 의료기관이 청구하는 진료수가의 심사·조정 업무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심사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제11조의2(진료수가 전문심사기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문심사기관이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말한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고(진료수가 명세서 작성요령) 제2013-85호
타 의료기관 진료 의뢰시, 타 의료기관에 진료를 의뢰한 의료기관에서 청구한다.(외래진료 중 타 의료기관에 진료 의뢰한 경우에는 의뢰받아 진료를 실시한 의료기관에서도 해당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의뢰받아 진료를 실시한 의료기관의 단가를 적용하며, 진료기관 종별가산율은 진료비총액 산출 시 일괄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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