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제 전환' 내과 인력 공백…병원별 대책은? "없는데요"
'3년제 전환' 내과 인력 공백…병원별 대책은? "없는데요"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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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인력 공백' 실태조사…업무분배 병원 29% 불과
박지현 회장 "정부·병원·학회 차원, 해결책 마련해야"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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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제 전환으로, 내과 레지던트 인력 공백이 빠르면 올해 12월부터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련병원들이 업무 분담·대체 인력 확보 등 구체적 대책 마련에 미온적이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전공의 절반 이상은 현재 내과 업무를 레지던트 1, 2년 차 인력만으로 운영 가능한지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인력 공백 기간을 기존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수련병원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은 완벽한 대책을 마련한 수련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37곳 수련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한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 레지던트는 "병원 전체 입원환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까지 냈다.

오는 12월부터 내과 3, 4년 차 레지던트가 한꺼번에 전문의 시험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이에, 빠르면 한 달 뒤, 전국 수련병원 내과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는게 대전협의 진단이다.

대전협은 "내과 인력 공백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3, 4년 차 레지던트들의 주요 업무는 아직도 병동 주치의, 협진, 응급실, 중환자실 주치의 순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이들의 일주일 평균 평일·당직 횟수는 각각 1.16일, 0.76일로, 인력 공백을 대비한 업무 분배는커녕, 아직도 주요 업무의 상당 부분을 3, 4년 차 레지던트가 수행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공의 절반 이상은 현재 내과 업무가 1, 2년 차 레지던트 인력만으로 운영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수련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 65.79%가 "불가능하다"고 답한 것. 특히 71.05%는 1, 2년 차 인력만으로는 병원에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전공의 한 명당 3~40명에 육박하는 환자를 담당하게 된다. 업무시간 내에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도 증가하게 된다"고 답했다.

B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1, 2년 차 레지던트가 3, 4년 차의 업무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중환자·협진 진료의 질도 당연히 저하되며, 입원환자도 충당할 수 없고 따라서 이전보다 환자 케어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과 인력 공백 예상으로, 인력 및 업무 분배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28.95%에 불과했다. 논의는 되고 있지만 뚜렷한 계획이 없는 곳은 60.53%, 전혀 진행된 바 없는 곳이 7.89%로 집계됐다.

특히, 인력 공백 기간을 기존의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는 곳이 절반(50%)에 달했다. 기존 전문의 인력이 업무 일부를 대체할 예정인 곳은 36.84%, 정해진 계획이 없는 경우는 21.05%. 업무 자체를 줄이기로 하거나 추가 전문의 인력을 고용한 병원은 각각 15.79%로 극히 적었다.

C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절반의 전공의로 의국을 운영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를 맞추라고 하면서 교수들은 4개 년차가 있을 때처럼 일하려고 하니 전공의들의 요구안과 교수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D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담당 환자 수를 제한하기 위해 병원 전체 입원환자 수를 줄여야 하며, 의사 인력의 로딩을 도와줄 수 있는 대체 인력을 고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전공의법에 포함되지 않는 펠로우를 쥐어짜려는 얘기들이 벌써 오가는 것 같다"면서 "펠로우 2년 필수, 펠로우 입원환자 관리 및 기존 전공의 당직 보충인력 사용, 중환자 펠로우 맡기기 등등 펠로우에게 로딩 돌리기가 내과 업무 공백의 해결책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활성화를 꼽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진단했다.

조사에서 '채용 공고를 냈으나 한 명도 충원되지 못했다'는 병원이 36.84%, 일부만 충원된 곳은 28.95%, 계획이 없는 곳은 18.42%, 계획은 있지만 채용 공고조차 나가지 않은 곳이 13.16%를 차지했다.

F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처우가 더 좋아져야 한다. 특히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야 이 제도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병원 내과 수석 레지던트 역시 "내과 의국 내에서의 관계의 명확화가 필요하다. 전공의 5년 차가 아닌 입원전담전문의로서 운영될 수 있도록 표준 근무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병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서연주 부회장은 "단순히 내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병원 진료의 중추가 되는 내과 내 인력 공백으로 인해 협진, 응급상황 대처 등 그동안 내과 고년차 전공의가 수행하던 타과 입원환자 진료에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대전협은 내과 3년제 전환으로 빚어진 인력 공백 문제에 대해 정부와 수련병원, 학회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일선에서는 올해 2달만 버티면 되는 일시적인 문제라 한다. 하지만 기존 4년제로 운영되다 3년제로 단축된 상황이기에 매년 비슷한 시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파트를 묶어 로딩을 늘리는 병동 당직제, 또 다른 희생양을 양산하는 교수·펠로우 당직제, 응급실 내과 철수 등 의국 차원의 근시안적인 임시방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 병원, 학회 차원의 다각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회장은 "정부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하고, 병원 차원에서는 환자안전 사고에 대한 대비책과 보완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학회는 내과 3년제 단축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역량을 갖춘 전문의가 배출될 수 있도록 수련프로그램 및 평가 기준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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