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부당청구는 서류 위조·변조…명단공표 정당"
대법원, "부당청구는 서류 위조·변조…명단공표 정당"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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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등 하급심 서류 위·변조 좁은 의미로 해석한 잘못 있다 판단
원심 파기 환송 결정…대법원 판례로 부당 청구기관 명단공표 대상자 늘듯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거짓청구 요양기관 명단공표 대상자를 확정처분 한 것은 서류 위조·변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뒤집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대법원판결은 '관련 서류의 위조·변조'를 좋은 의미의 '유형위조'로 볼 것인지, 아니면 넓은 의미의 '무형위조'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7월 4일 강학상 넓은 의미의 '위조'는 '문서 등의 허위 작성'이라는 의미까지 포함하지만, 이는 다양한 의미를 포괄할 수 있는 도구적 상위 개념으로 쓰이는 것일 뿐이므로, 법률 해석 시 명확한 문언적 근거 없이 '위조'를 강학상의 넓은 의미로 새길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부당청구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가 관련 서류를 위조·변조해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런데 지난 8월 30일 대법원은 비슷한 사건에 대해 부당청구를 서류 위조·변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서울고등법원)판결에 대해 '원심 파기 환송' 결정을 내렸다.

요양기관 운영자인 원고는 2013년 4월 1일∼2015년 2월 28일까지, 2016년 1월 1일∼2016년 3월 31일까지 허위의 내용을 기재한 원고 명의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서를 작성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해 요양급여비용 2615만 7810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

이런 이유로 보건복지부 장관(피고)은 원고에 대해 2017년 8월 10일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60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을 하고, 2017년 12월 14일 국민건강보험법 제10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위반 사실 공표 처분을 했다.

원고는 3가지 처분(업무정지 처분, 요양급여비용환수 처분, 요양기관 명단공표 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보건복지부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항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결국, 대법원 상고까지 간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강학상 넓은 의미의 위조·변조에는 유형위조뿐만 아니라 무형위조도 포함된다"라고 전제하면서, 형사처벌이 아니라 제재적 행정처분의 근거조항에서 정한 '위조·변조'의 의미를 반드시 형법상 좋은 의미의 위조·변조의 개념인 유형위조로 한정해 해석해야 할 근거는 없다(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두3201 판결 참조)는 대법원판결도 인용했다.

또 명단공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건강보험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관련 서류의 위조·변조'의 의미도 가능한 한 입법 취지에 부합해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원고는 허위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서를 작성·제출하는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 1500만원 이상을 거짓으로 청구해 지급받았고, 이를 이유로 업무정지처분을 받았으므로 국민건강보험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위반 사실 공표처분을 할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관련 서류의 위조·변조'란 좋은 의미의 '유형위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제를 잘못했다"고 밝히면서 "위반 사실 공표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위반 사실 공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관련 법률>
* 국민건강보험법 제100조(위반사실의 공표)
① 보건복지부장관은 관련 서류의 위조·변조로 요양급여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해 제98조(업무정지) 또는 제99조(과징금)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은 요양기관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위반 행위, 처분 내용, 해당 요양기관의 명칭·주소 및 대표자 성명, 그 밖에 다른 요양기관과의 구별에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공표할 수 있다. 이 경우 공표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그 위반행위의 동기, 정도, 횟수 및 결과 등을 고려해야야 한다.
1. 거짓으로 청구한 금액이 1500만원 이상인 경우
2. 요양급여비용 총액 중 거짓으로 청구한 금액의 비율이 100분의 20 이상인 경우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공표 여부 등을 심의하기 위해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이하 이 조에서 '공표심의위원회'라 한다)를 설치·운영한다.
③ 보건복지부장관은 공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공표대상자에게 공표대상자인 사실을 알려 소명자료를 제출하거나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공표심의위원회가 제3항에 따라 제출된 소명자료 또는 진술된 의견을 고려하여 공표대상자를 재심의한 후 공표대상자를 선정한다.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공표의 절차·방법, 공표심의위원회의 구성·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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