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대행, 국회 정무위에 달렸다
실손보험 청구대행, 국회 정무위에 달렸다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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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국민 편의 위해 추진"...야당 "기업 특혜라며 반대하더니 돌변"
의료계 "의료체계 근간 흔들어, 총력 저지"...시민단체 "법안 폐기" 성명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정무위원회)은 지난 25일 보험연구원과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인슈어테크와 실손의료보험 청구간호화'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정 의원은 해당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자신했다. ⓒ의협신문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정무위원회)은 10월 25일 보험연구원과 공동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인슈어테크와 실손의료보험 청구간호화'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정 의원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자신했다. ⓒ의협신문

실손보험료 청구를 의료기관이 대행케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국회 정무의원회 법안심사에 의료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중점추진법안으로 지정, 12월까지 본회의 통과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일부 야당 의원들은 "현 여당이 야당 시절에는 특정기업 특혜법안이라며 반대하더니 정권을 잡자 국민 편의를 내세워 무리하게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해당사자인 의료계와 시민단체도 강한 반대의견을 피력하며, 법 개정 총력 저지를 선언했다.

총대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정무위원회)이 맸다.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환자의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환자 진료내역 등을 전산으로 직접 보내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 조만간 심사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 의원은 10월 25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개정안 통과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금까지 보험회사의 의료기관 청구대행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감사원이 국민 편의 차원의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는 이유를 들어 '신중 검토'에서 '긍정 검토'로 입장을 바꾼 것에서 더 나가아 "실손보험 청구대행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적극 찬성'으로 돌아섰다.

보건복지부 역시 "실손보험 청구대행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반대한 의료계를 의식한 듯 의료계와 협의를 전제로 깔았다.

야당 분위기는 여당과는 조금 다르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야당 정무위원회 일부 위원들은 여당이 개정안을 중점추진법안으로까지 지정한 데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이전 정부 시절 비슷한 법안을 현 야당에서 발의하자 "특정기업 특혜"라며 반대했는 데 여당이 된 이후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는 것.

여당과 관계 부처의 입장이 선회하자,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실손보험사 특혜법'으로 규정, 총력 저지를 선언했다. 특히 보험업법 개정안은 실손보험사가 환자의 질병 정보를 취득할 수 있어 보험료 지급을 거부하거나 가입을 제한하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자의 질병이나 개인정보가 누출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의협 임원을 역임한 A씨는 "의사더러 실손보험료 청구를 대행하고, 환자의 진료정보를 보험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직접 전송하라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비롯한 현행법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를 보건복지위도 아닌 정무위에서 결정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보험사가 축적한 환자정보를 영리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의료계와 환자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의사회 B임원은 "보험사는 축적된 환자 정보를 이용해 보험료 지급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건강관리사업을 병행할 수도 있고, 특히 질병 정보를 이용해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대목은 여당과 정부가 국민의 편의를 내세우지만 정장 수혜자인 시민단체는 청구대행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연대와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민간실손보험 청구를 수행할 의무는 없다. 개인의 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현재 정무위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민간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명목하에 의료기관이 직접 보험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심평원이 중개기관 역할을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심평원은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인데 민간실손보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 본질에 반하는 것"이라며 "국민건강보험법상 심평원의 기능과 책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짚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보험가입자의 편의성을 핑계로 보험업계가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한다"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보험금 청구 전송시스템의 운영이나 관리책임, 보완 시스템 등에 대해 법률에서 정한 바 없어 그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자칫 환자 개인의 건강정보 일체를 전자적으로 전송하면 유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개정안 의결 가능성은 반반이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중점추진법안으로 밀어붙일 경우 통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의 경우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의결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운영하고 있어 개정안 의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법안심사는 사실상 20대 국회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회기 만료로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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